박영석 열린총동문회장이 5천만 원을 신입생 100명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열린총동문회는 기존 '총동문회'의 폐쇄적인 운영을 개선하겠다고 새롭게 출범한 동문회다. 박 회장이 지난해 동문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첫 번째로 벌인 사업은 신입생 대상 동문회비 반환받기 운동이었다. 〈원대신문〉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항상 준비하자'라고 강조하는 박영석 열린총동문회장을 만나 열린총동문회 출범의 목적과 앞으로의 열린총동문회의 활동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지난 3월 4일 거행된 우리대학 2019학년도 입학식에서 열린총동문회가 전달한 대학발전 기금 5천만 원이 신입생 100명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장학금 전달은 어떤 계기로 진행됐나요?
 '동문회'라는 것은 동문들을 구심점으로,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울타리가 돼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후배들이 교내 생활을 하거나 사회로 진출할 때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지금까지의 우리대학 총동문회는 그러한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총동문회의 한 일원이었던 저로선, 많은 부끄러움과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문회가 하지 못했던 일들이 제대로 수행되기를 바라며, 떨어졌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계기로 지난해 저와 같은 뜻을 가진 분들과 기존 총동문회의 대안 조직으로 '열린총동문회'를 새롭게 결성하게 됐습니다.
 새로 설립한 열린총동문회는 재경·익산·전주·정읍·군산 등의 지역동문회를 비롯해, 민주동문회, 원광대언론인회(원언회), 의과대학동문회, 토목과동문회 등이 함께 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중 하나가 이번 2019학년도 입학식에서의 장학금 사업입니다. 물질적인 지원이 전부는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선배들의 마음을 표현하기 좋은 방법이 장학사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우리의 뜻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대학 총동문회는 기존의 '총동문회' 이외에 '열린총동문회'가 가세함으로써, 현재 두 곳의 동문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구성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데요.
 열린총동문회는 어떤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기존의 '총동문회'는 폐쇄적이고 여러 동문들의 자유로운 참여를 배척시킨 채 소수만이 관여하고 있는 구조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금기창 총동문회장은 6번에 걸쳐 18년째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회칙 자체가 동문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동문회가 일종의 친목단체로 전락해버렸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총동문회'의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열린총동문회'를 창립했습니다. 창립 후 첫 번째로 진행한 사업은 지난해 '동문회비 반환받기 운동'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동문회비를 납부하게 한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예컨대 동문회비라는 것은 대학을 졸업한 동문들에게 걷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우리대학은 그동안 재학생들에게 청구해 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반환 운동을 전개해, 그동안 등록고지서에 포함돼 반강제적으로 징수한 동문회비 납부 관행을 없앴습니다. 
 앞으로도 '열린총동문회'는 후배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향후 열린총동문회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요?
 동문회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올해 신입생들은 부당한 동문회비를 납부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열린총동문회'가 추구하는 목적을 학생들에게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업을 기점으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의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입니다.
 또한, 동문들에게 사랑받는 동문회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동문 다수가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좋은 시너지를 만들고자 합니다. 현재 사회적으로 자리 잡은 동문들과 후배들이 교류하는 멘토링 사업을 구상 중입니다. 이를 통해 후배들이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고, 사회를 미리 경험해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장학사업도 규모에 맞게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재학생에 대한 지원사업도 구체적으로 개발해 지속적으로 진행해나갈 생각입니다.
 
 최근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변화에 따라 지방대학은 신입생 유치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대학도 피해 가기 어려운 문제인데요. 이에 따라 재정 확보가 열악한 상황에서, 총장님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졸업생을 대표하고 있는 동문회 회장으로서 우리대학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의 지방대학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 원인을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 질문에서도 강조했던 것처럼 이 문제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과거에 대학입시를 위해 학력고사나 예비고사를 치를 때는 최대 약 75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에서 발표한 2019학년도 대학입시 전체 졸업인원은 34만8,834명으로 과거의 절반에도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2020학년도에도 학령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앞으로 고등학교 졸업생이 현재 대학의 입학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나타나게 되고, 지역대학이 사라지게 되는 처참한 현실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입니다. 3차 산업혁명으로 우리가 '인간과 사물의 협업시대'를 경험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완전한 '사물의 시대'를 가져와 우리가 기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서 나타나는 지역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이에 맞춰서 '변화'해야 하고 우리대학만의 '특성'을 살려야 합니다.
 수도권대학과 비교했을 때, 지역대학에서는 재학생들의 재능을 특화시킬 수 있는 제도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우리대학만이 할 수 있고 어느 대학도 따라올 수 없는 개성을 찾아 선택해 집중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는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학은 편안한 안식처를 넘어서, 미래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대비하는 공간이 돼야 합니다.
 
   회장님은 우리대학 재학 시절 교내 활동은 물론이고, 교외활동도 활발하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대학생활이 궁금합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뒤늦게 야간 대학을 다니게 됐습니다.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퇴근 후 공부하러 학교에 갔는데, 제가 학교 다닌 87년 무렵은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시위가 잦았습니다.
 저는 학생 운동에 대해 처음엔 부정적인시각을 가졌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공부하러 올 때마다 매번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이 반갑지 않았고, 심지어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최루탄이 터지고 경찰과 대치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할까'하는 궁금증을 가졌고, 결국 불의에 저항하는 숭고한 소명의식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참여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미안함, 일종의 사회적인 부채의식을 갖고 시위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이후 야간대학 학생회장으로 출마해 선출됐고 민주화발전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후에도 학원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등 젊은 날에는 불합리한 사회적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대학의 폐쇄적인 총동문회를 개혁하고자 열린총동문회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도 그 당시의 경험이 밑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해 불합리한 세력들이 득세하게 된다면, 그 폐해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어떤 대학생활을 경험하고 실천해야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 회장님의 조언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항상 준비하자'와 '정성적 요인을 갖자'는 이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마쳤고, 이후에도 박사과정에 도전하는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한때 잠시 교수직도 맡았었는데, 야간 대학을 다니던 학생이 성장해 '교수'라는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 그 당시에는 쉽지 않은 사례였습니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자 끊임없이 준비해왔기 때문에 찾아왔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이 아직 자신의 미래를 정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지라도, 고민에서 멈춰있지 말고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정량적 요인이 아닌, '정성적 요인'을 갖도록 조언하고 싶습니다. 인생의 성공 요소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흔히 부모의 재산이나 부유한 환경 등 안정적인 요소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그 요소들은 자신이 직접 성취한 것이 아니며, 스스로 자만에 빠져 괴리감을 느끼고 무너지는 등 사회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인생의 근본적인 목표인 '행복'에도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물질의 양을 헤아려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각종 시험에 합격하는 등 출세를 중요시하는 '정량적 요인'이 아닌, 물질의 본질을 파악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보람과 만족을 느끼는지를 목적에 두는 '정성적 요인'을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들이 중요한 요소로 여겼으면 합니다.
 
 오는 5월 15일은 우리대학이 개교한 지 7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졸업생을 대표해 자축 인사 말씀 및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개교 73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은 우리대학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 수 있는 훌륭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원광대학은 그동안 각 분야의 훌륭한 동문을 배출해 전라북도에서 명성 있는 중심대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역대학'이라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의기소침해하기 보다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자긍심을 갖고 사회 구성원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부임한 박맹수 총장님을 비롯해 모든 대학 구성원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이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재학생 후배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박인화 수습기자 aksmfl2@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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