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사회는 일제 강점기 이후 70여 년의 분단과 냉전의 시대를 지나 평화와 화해를 향한 길목에 서 있다. 연이은 남북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협상 과정은 희망과 기대감을 한껏 고취시켰다. 그러나 2차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정치적 외교적 논의가 정체되고 동력이 약화되었다.

 정치적 외교적 노력이 답보상태에 있을 때,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교육계, 비정부민간기구(NGOs), 종교계에서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1993년과 1994년 북한지역의 자연재해로 인해 고통받던 북한 동포들을 위해 남한의 학계, 종교계, 민간단체 들이  전 지역에서 한마음으로 북한 돕기 운동을 펼쳐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발판이 되었다.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식량난을 공동조사한 자료를 5월 3일 발표하였다. "북한 식량생산은 지난 10년 사이 최저이며 북한 주민 천만 명이 긴급한 식량부족"곤경에 빠질 것이라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북한에 필요한 곡물 부족분이 136만 톤이며, 식량 생산 부족분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광대학이 학계와 동참하여 선도적으로 인도적 차원의 북한 돕기 운동을 전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민간단체와 종교단체, 그리고 학계에서는 정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주시하면서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돕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광대학은 영호남 사립대학을 연계하여 6개 대학(원광대, 영남대, 계명대, 동아대, 조선대, 경희대)을 비롯하여 적십자와 공동 협력하여 북한 담요 보내기 운동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북한을 돕기 위한 다양한 운동들을 펼쳤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돕기 운동은 한민족 화해의 길을 실천하는 길이며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는 길이다.
 또한, 원광대학은 학문적 연구, 종교, 문화, 철학 등 다방면에서의 공동의 연구와 협력, 그리고 평화연대와 대외적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한민족의 과제이며 세계 평화의 문명사회를 이루는 토대가 된다. 남한의 종교계와 학계는 종교교류분야, 인도적 대북지원, 학술 분야 등의 방면에서 북한의 종교계 및 학계와의 교류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때가 되었다. 종전 70년 이후에도 존속하는 갈등의 현상을 넘어서기 위한 역사와 문화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1) 오랜 역사를 통해 전승되어온 문화유산에 대한 공동의 조사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2) 한의학 등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에 대한 공동협력, (3) 한민족의 전통적인 종교 및 정신문화와 유산에 대한 연구와 소통, (4)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동질적 문화체계로서 도덕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 등을 함께 만들어 가는 작업이 요구된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어가는 학문의 전당이 되도록 대학 혁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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