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의 봄 풍경은 남다른 데가 있다. 특히 봄꽃이 만개하는 요즘에는 대운동장과 수덕호, 자연식물원 근처에 외부 차량이 즐비하다. 지역의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오기도하고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캠퍼스 투어를 오기도 한다. 인근 지역민들은 수시로 자연식물원을 방문해 봄을 만끽한다. 연구, 교육, 지역사회 공헌을 대학의 3대 책무라고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문을 활짝 열고 지역민들을 맞이하는 캠퍼스는 활기차고 생동감이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정작 재학생들을 위한 서비스는 얼마나 수준이 높은가 하는 것이다. 금요일 오후가 되면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는 푸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재학생이 유독 많아 어쩔 수 없다는 얘기만 수십 년째 반복하고 있다. 방학이 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각해진다.
 재학생들이 대학에 오래 머물며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대학의 교육 시설이 인근 대학에 비해 현저히 낙후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 또한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학이 재학생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하지 않는 것에 있다.
 재학생들과의 스킨십을 위해 대학에 꼭 필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학 내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줄여 보행자 중심의 통행 문화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원과 재학생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일이다. 
 보행자 중심의 통행 문화가 만들어지면 구성원들이 자주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차량의 속도와 걸음의 속도를 생각해보면 어느 쪽이 오랜 만남을 유지하게 하는지 알 수 있다. 방향이 같으면 함께 가야하고, 함께 가며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통뿐이다. 정해진 날에 상담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연한 만남 속에서 정제되지 않은 마음을 드러내는 것도 훌륭한 스킨십이 될 수 있다.
 구내식당을 굳이 '교직원 식당'과 '학생식당'으로 구분하여 운영할 이유가 없다. 교원과 재학생이 먹는 밥이 다르지 않은데 각기 전용 식당을 지정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 행사를 진행하거나 외부 인사를 초빙했을 경우에 전용 식당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한 공간이 필요하다면 식당 한쪽에 별실을 만들면 그만이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 식사를 하며 소통하는 것만큼 훌륭한 상담은 없을 것이다.

 첨단 학습 공간 구축도 좋고 학생 중심의 편의 시설 확충도 좋다. 그러나 시설 보다는 구성원이 세련된 대학이 더 품격 있고, 구성원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대학이 더 튼튼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간단하다. 함께 먹고 함께 걷다보면 함께 공부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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