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이 최근 들어 또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어, '미투(#MeToo 나도 당했다)'와 '빚투(나도 떼였다)'에 이어 '학폭투(학교 폭력과 미투의 합성어)'가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다. 실제로 연예계는 지난달에만 4번의 학교 폭력 논란이 일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학교 폭력'이 단순히 일반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로 까지 비화되고 있어 문제다. 이처럼 '군기 문화', '구타 문화' 등 잊을 만하면 다시 찾아오는 폭력을 우리는 어떻게 인식해야 할까.

 나도 학교 폭력을 당했다
지난달 연예계를 논란에 휩싸이게 한 사건은 지난달 3일부터 방영하고 있는 TV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에 출연한 가수 연습생 '윤서빈'을 시작으로, 25일 밴드 잔나비의 멤버 '유영현', 26일 가수 '효린', 31일 가수 베리굿 멤버 '다예'가 연달아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것이다. 이로 인해 해당 연예인들은 소속사 퇴출, 소속 팀 탈퇴 및 여론들의 질타를 받는 등 많은 사람에게 공분을 샀다.
이러한 파장을 가져온 '학폭투'는 과거 학창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털어내지 못한 속마음과 아픈 사실을 뒤늦게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에 폭로하는 행위를 말한다.
단국대학교 임명호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뇌가 계속 발달할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는 성인의 몇 배가 될 수 있다"며 "가해자는 별 생각 없이 한 장난일지 몰라도 피해자는 평생 이를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학교 폭력으로 나타나는 심각성을 설명했다. 학창시절 겪은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는 쉽게 극복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줄어들지 않는 학교 폭력
정부는 학교 폭력이 맨 처음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게 된 이유를 과거 90년대 중반 '일진 놀이', '따돌림' 등의 폭력적인 행위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교육부에서는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학교 폭력을 근절시키고자 노력했다. 먼저 학교 폭력을 '4대 사회악'으로 지정하고, 핵심 사업으로 삼아 척결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2011년 대구와 청주에서 발생했던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의 자살 사건은 이러한 노력들이 큰 효과가 없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예방재단이 2014년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학교 폭력 발생률은 표면적으로는 줄어들고 있으나, 피해 학생의 42%에 해당되는 숫자가 '학교 폭력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학교 폭력의 내면적 문제점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학교 폭력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 학교 폭력이 이제는 단순 또래 괴롭힘이 아닌, 성인범죄를 모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더욱 심각해져 버린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폭력도 문제
초·중·고등학교의 폭력 문제가 대학에서 '군기 문화'로 이어져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대전의 한 대학에 다니는 재학생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학과의 실태를 고발하는 글을 게시해 논란이 됐다. 올라온 글의 내용에 따르면 모든 수업이 끝나고 진행되는 특강에 4학년 선배를 제외한 모든 후배는 강제로 참석했다고 한다. 부득이하게 불참하려고 하면 각 학년 대표 선배에게 전화해 허락을 받아야 했으며, 아파서 병원을 가거나 긴급한 일도 전혀 이해해 주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또한 집합 문화도 여전히 존재했다. 선배들의 집합 명령이 떨어지면 학생들은 이유를 막론하고 모여야 했다. 그 밖에도 멀리서도 선배가 보이면 뛰어와 인사하기, 술집에서 선배를 만나면 자기소개 후 술잔을 받기 등 부조리한 문화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잘못된 대학의 군기 문화는 20년 전부터 일명 '줄빠따'라고 불리는 '구타 문화' 등이 변질돼, 오늘날에도 그 악습은 끊기 않고 계속되고 있다.

미성년자에서부터 20살이 넘은 어른들까지, 각 나이 때에 따른 폭력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인격과 인성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인 10대뿐만 아니라 이미 다 갖춰진 20대들 역시, 폭력의 의한 상처는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다. 가해자들은 단순한 과거의 일인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잊어버리고 평범한 생활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지워지지 않고 영원히 기억될 고통을 안고 오늘도 힘겹게 지내고 있다.
권위주의와 위계 문화가 일상이 돼버린 현실 속에서, 폭력 문제는 쉽게 사라지기 어려운 문제다. '간절함'만을 가지고 사라지기를 바라기는 어려운 문제인 만큼, 우리 모두가 바로잡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이와 같은 폭력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처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윤진형 기자 kiss7417@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