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를 선뜻 내어줄 자신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간을 자신의 어머님께 기증한 인물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원대신문>에서는 이렇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 우리대학 중앙도서관 운영관리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정헌(33세) 선생님을 만나봤다.
 지난해, 간경화 말기였던 김정헌 선생님의 어머님(오순석 63세)은 간 이식수술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간 기증자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의 병환이 더 깊어감에 따라 자신이 간을 기증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검사결과 제 간을 어머님께 이식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정말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던 일이 제게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결정을 하기까지는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가족들은 수술 후 남게 되는 큰 흉터 때문에 수술을 말리기도 해 결정을 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라며 당시를 떠올리는 그의 모습에서 진중함이 묻어난다. 
 우리나라 간 이식 수술 성공률은 90%가 넘는 높은 수치를 자랑하고 있다. 어머님께 간이식 수술을 결심한 김 선생님도 처음에는 수술과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숨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혹 자신을 대신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 악화돼 가는 어머님의 모습을 보면서 수술을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계속 악화되는 어머님의 모습을 지켜보니까 더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자식으로서 제가 해야 하는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부모님께 조그마한 효도를 한 것 같아 기쁩니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이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김 선생님과 그의 어머니는 행복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현재 김 선생님과 그의 어머님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이번 <원대신문>의 '칭찬합니다'라는 코너를 통해, 그 당시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던 가족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평소에는 무뚝뚝했던 가족들이었지만, 이번처럼 어려움을 겪을 때 하나가 되어준 가족들에게서 따뜻한 '가족애(愛)'를 느낄 수 있었다"라며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우리대학에도 타 지역 출신들이 많기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령 귀찮더라도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전화나 문자로라도 자주 연락을 드리길 권합니다. 부모님들은 항상 자식 걱정을 하면서 소식을 기다리고 계실 테니까요"라고 학생들에게 부모님께 연락을 자주 드리는 것이 효도의 지름길이라 전했다. 덧붙여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함께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많이 만들면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모님께는 가장 큰 기쁨이지 않을까 싶네요(웃음)"라고 당부했다.
 사회가 각박해지며 부모와 자녀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정헌 선생님처럼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어머님의 건강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하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던 인터뷰였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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