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 아트센터를 방문하고 있는 시민들

 익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대학을 다니며 오랜 시간을 익산에서 보내면서도 사실, 한정된 장소만 이용할 뿐 지역 사회의 전체적인 부분은 잘 알지 못 한다. 때문에 재학생들로부터 우리대학과 근접한 모현동, 영등동 등을 제외하고는 잘 알지 못 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곤 한다. 이 얘기는 우리대학 학생들만이 아닌, 익산에 살아가는 시민들 또한 각박한 현실에 치여 주변을 둘러보지 못 하는 아쉬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정헌율 익산 시장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관광도시'로 익산을 이끌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실제로 익산역 근처인 중앙동에는 새로운 건물과 시설이 생겨나고 있으며, 각종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원대신문>에서는 교내와 대학로에서 벗어나 익산을 대표하는 장소를 알리고자, 중앙동에 위치한 '중앙시장'과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를 다녀왔다.

▲ 익산역 앞 문화예술의 거리 이정표

 '영정통'에서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로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는 한때 익산의 작은명동이라 불릴 만큼 패션의 번화가였다. 거리를 부르는 이름도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가 아닌 이리 '영정통(榮町通)'으로, 대전 이남의 사람들이 모두 쇼핑하러 모였던 상업과 금융, 문화, 패션의 중심지였다.
 점점 상권이 약화돼 한때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양장점, 미용실, 세탁소, 수선집 등과 새롭게 거리 조성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시절 영정통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흥을 이끌어 내고 있다.
 거리에 위치한 상점들마다 작은 전시회와 사진전이 열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공예 작업실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아기자기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익산 아트센터'에서는 많은 행사를 하고 있다. 1, 2층으로 나눠져 있는 익산 아트센터는 공방제작 상품들을 전시한 전시장과 함께, 아트몰이란 이름으로 수작업된 작품들을 직접 보고 주문제작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교복체험부터 사진을 촬영하고 인쇄를 해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아트센터를 나와 거리를 걷다 보면 근대 역사 건물인 '익산 근대역사관'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중앙동에 지어진 큰 규모의 병원 시설인 삼산의원이 보존돼 근대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이 건물은 서양의 고전 건축양식으로 변하는 과정과 과도기적 건축 구성의 특징을 보여줘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으며, 익산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익산에서 가장 큰 재해라 불리는 '이리역 폭발사고' 사건부터 이리의 근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익산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문화예술의 거리의 멋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거리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고 낮과 다른 새로운 모습이 나타난다. 문화예술의거리 곳곳에 설치된 미술 조형물들이 조명이 돼 거리를 밝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익산에 사는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문화예술의 거리의 시작을 알리는 입구

 '야시시, 으시시, 배시시

 또한 매주 토요일에는 거리에서 공연예술이 펼쳐지고 전시 및 플리마켓이 진행된다. 지난 6월 청년들을 위한 '가즈아 청춘', 8월에는 생활 문화 동호회 밴드 페스티벌인 '우리동네 슈퍼밴드' 등이 문화예술의 거리를 매달 채워나갔고, 이번 달부터는 28일 '매직콘서트'를 시작으로 또 다른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만난 아트센터 직원 A 씨(28)는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이 있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아쉽다"며 익산 시민부터 우리대학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토요일 저녁, 익산역 앞을 거닐다 보면 흥겨운 로고 송과 함께 여러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이는 올해로 3번째를 맞은 중·매·서(중앙·매일·서동)시장의 야시장 그 이유다. 흔히 야시장을 떠올리면 다양한 먹거리를 생각하지만, 익산의 야시장은 조금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익산의 야시장은 익산 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방문객에게도 조건 없이 가게를 대여해준다. 때문에 나만의 특별하고 개성 있는 가게를 열어, 기존 재래시장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가게를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뷰티 가게, 머랭 쿠키와 마들렌을 판매하는 빵집, 연인들의 발길을 끄는 타로 점술 가게 등 야시장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올해 열린 야시장은 '3대가 즐겨 찾는 야시장'을 목표로 포토 콘테스트와 체험이 가능한 플리마켓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 서동시장 상인회 앞 특설무대에서는 7080 가요가 흘러나와 어깨춤이 절로 나는 공연이 진행되고, 다양한 마술쇼를 통해 아이들로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특히 이 야시장의 이름처럼 분위기를 '으시시'하게 만든 것은 매년 새로워지고 더욱더 무서워진 '귀신의 집'과 '방탈출' 체험이었다. 이 체험 부스는 연인들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이 가족 단위로 참여하며, 3대가 즐길 수 있는 야시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 행사를 참여한 강한별 씨(행정언론학부 4년)는 "무료이다 보니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더 짜임새가 있었고 무서웠다"며, "내년에 오픈될 귀신의 집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야시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듯, 야시장의 길에 꿰차고 있는 것은 당연 먹거리 부스였다. 이번 야시장에는 약 30여 가지의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며, 젊은 층의 관심을 사로잡는 불초밥, 염통 꼬치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의 입맛을 사로잡는 육전, 떡갈비 등이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먹거리 부스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김진우 씨(소방행정학과 3년)는 "이렇게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중앙동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젊은 층의 참여가 생각 외로 낮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 먹거리 음식 '육전'을 판매하고 있는 야시장 상인들

 문화의 향유를 느껴보자


 70·80년대 작은명동이라 불렸던 옛 중심지 중앙동이 문화예술의 거리의 다양한 공연과 매년 열리는 야시장의 프로그램 덕분에 조금씩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 침체됐던 중앙동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을 하루 생활권으로 만든 KTX의 효과로 중앙동은 역세권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그래서 중앙동을 찾는 사람들이 지역 주민만이 아니라 서울, 대전, 광주 등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침체된 중앙동의 이미지 탓일까? 젊은 층의 발길이 생소한 편이다. 이제까지 우리대학 학우들도 우리지역을 오가기 위해 익산역을 이용한 뒤 중앙동에는 즐길 거리가 없다며 바로 벗어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중앙동은 매년 방문객들에게 문화의 향유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문화가 조성됐다.
 우리대학을 오갈 때 들르는 익산역. 조금의 여유를 느끼며 중앙동을 거닐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익산 야시장을 통해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를 먹은 뒤 문화와 예술의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익산의 문화에 푹 빠질 것이다. 이제 우리도 문화의 향유에 참여해보자.

윤진형 기자 kiss7417@wku.ac.kr
박인화 기자 aksmfl2@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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