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이 공존하는 도시 전주에서 글로벌 미식 축제가 열렸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2019 전주비빔밥축제'는 예년과 달리, 행사 장소를 한옥마을에서 서학동 예술마을과 남부시장까지 확대해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원대신문>에서는 개성 넘치는 비빔밥으로 유네스코 음식 창의 도시에 선정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주시의 '2019 전주비빔밥' 축제에 다녀왔다.

 

 

 전통과 음식의 향연
 지난 9일 오전 10시, 축제가 시작된 전주 한옥마을(전주 교동 일대)에 도착해보니 가장 먼저 각설이패의 흥겨운 노랫소리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익살스러운 그들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비빔 전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전주향교문화관에 들어섰다. 이번 축제는 "비벼봐 신나게! 즐겨봐 맛나게!"가 주제였다. 주제에 걸맞게 전주향교문화관(한옥마을 남쪽)은 사람들이 체험을 통해 비빔밥의 옛 유래와 그 당시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비빔밥을 맛볼 수 있도록 세 가지 코스로 꾸며져 있었다.
 먼저 1코스에는 흥 넘치는 농부 아내의 구수한 판소리와 함께 맛보는 된장 비빔밥이 준비돼 있었다. 이곳은 농부가 판소리를 들으며, 땅에 있는 벼를 줍는 체험과 함께 농번기에 구색 갖춘 상차림이 어려워 새참을 한곳에 모아 먹었던 유래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어 2코스에는 농민군이 전봉준 장군과 결의를 다지며 맛보는 주먹 비빔밥이 마련돼 있었다. 또한 이곳은 농민군들이 전쟁 중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먹었다는 유래와 함께 관람객들이 동학 농민들의 훈련을 잠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마지막 3코스는 대신이 돼 궁중에서 맛보는 비빔수라로, 비빔밥은 전국의 귀한 산해진미를 임금님 수라상에 모아 올렸던 궁중음식이었다는 유래를 바탕으로 궁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전주향교문화관은 코스마다 체험과 비빔밥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어 한옥마을 오목교 아래에는 관람객들이 게임을 통해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찾아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은 고무신을 던져라, 윷놀이 한 판, 엎어라 뒤집어라 등의 미션을 통과해야 비빔밥 재료를 획득하는 게임으로 사람들의 즐거움을 자아냈다.
 오후 3시가 되자 전주비빔밥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대표 프로그램인 '3355 우리 동네 비빔밥 프로그램'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아졌다. 이 프로그램은 전주시 35개 동민들과 지역 자치의원들 5천 명이 함께 비빔밥을 만들어 나눠 먹는 큰 행사로 명성이 자자하다.
 행사에 앞서 열린 한옥마을 퍼레이드도 눈길을 끌었다. 풍물패들이 비빔밥 코스프레를 하면서 경기전에서 오목교까지 따라 걷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전주비빔밥축제조직위 관계자는 "2019 전주비빔밥축제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화려한 막을 열었다"며, "이번 주말에는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인 전주비빔밥을 비롯한 다양한 전주의 음식들을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전주비빔밥축제를 찾아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감 자극한 다채로운 축제
 올해 전주비빔밥축제는 전국 40여 개의 팀이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 맛깔손 프리마켓, 공예 프리마켓, 전주맛집거리, 세계거리음식가 축제 기간 내내 진행돼 관람객들의 관심과 발길을 유도했다. 또한 전주의 대표 음식인 오모가리탕과 콩나물국밥을 비롯해 오늘날 전주 음식의 뿌리로 알려진 전라감영의 관찰사 밥상과, 135년 전 전라감영을 다녀간 외국인이 쓴 일기에서 찾은 전라감영 접대상을 재현해낸 것은 의미 있었다는 평가다.
 축제 둘째 날인 지난 10일에는 어린이 천여 명이 즐거운 마술쇼와 함께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옹기종기 비빔밥이라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돼 어린이들도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축제에서는 전주향교에서 전국요리경연 대회가 9일부터 11일까지 열려 다양한 음식을 라이브로 만드는 경연과 제과 제빵, 폐백 음식, 5첩 이상 한식 상차림 등이 펼쳐진 전시 경연 등이 진행돼 볼거리를 제공했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대형 비빔밥 찍고! 먹고!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직업군과 시민들이 비빔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관람객들은 대형 비빔밥 앞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비빔밥을 시식할 수 있었다.  이번 축제와 연계해 진행된 제3회 1593 전주별시, 마당놀이 '용을 쫓는 사냥꾼'도 올해 전주비빔밥축제는 풍성함을 더했다. 아울러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인 서학동 예술마을 '예술로 비비자'는 골목길 옛날 놀이체험 및 추억의 간식, 마을공방 오픈마켓을 둘러보고 스탬프를 받아오면 비빔밥 한 그릇이 무료로 제공되는 등 비빔밥의 도시인만큼 비빔밥과 관련된 행사가 유독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전주비빔밥 축제를 방문했다는 김민지 씨(서울, 39세)는 "전주비빔밥축제에 처음 방문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전주의 문화와 음식을 맛보고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게 돼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박해울 씨(여수, 23세)는 "친구의 권유로 전주비빕밥축제에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고 다양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번 전주비빔밥축제는 한글날인 지난 9일에 개막해 사람들이 편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전주의 명물인 비빔밥은 다양한 재료가 한데 모여 하나의 맛을 내는 전주의 대표 음식이다. 이 가을의 오색 음식을 즐기기엔 딱 좋은 비빔밥을 위해 전주 나들이를 권해본다.

  서민주 기자 fpdls071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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