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감이 가득하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표를 구하려고 하면 '매진'이라는 알림과 쉽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어렵사리 예매에 성공해 뿌듯한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서지만 텅 비어있는 관람석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거릴 때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암표상 때문이다.
 암표상들은 '관람객 수요가 많아 단시간 내 티켓 예매가 끝나 버린다'는 특성을 노려, 미리 표를 사재기 한 후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더 비싼 가격에 되파는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 암표상은 '프리미엄'이라는 등급을 붙여 가격을 높게 뻥 튀기 해 팔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야구를 보고 싶어도 표가 없어서 못 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어 문제이다.
 
  왜 암표가 발생하는가?
 암표가 사라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암표 매매의 처벌 대상은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만 국한되고 있다. 즉 야구장 현장에서 암표 매매가 이뤄질 경우에만 단속 대상이 되고,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암표는 경기장이 아닌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거래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경범죄처벌법 규정의 미비로 인해 온라인 암표 시장은 무법지대와 같다.
 또한, 이러한 온라인 암표, 티켓 리셀링 행위를 규제할 법적 장치가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다. 오프라인 암표 행위는 경범죄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암표 거래 행위는 사실상 처벌할 규정 자체가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공연 주최 측이나 온라인 예매 사이트들도 대책 마련에 있어 고민을 안고 있다. 예매 시 보안 문자 입력이나 1인당 구매 매수 제한 등의 방안을 마련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차단하더라도 이를 뚫거나 우회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즉각 등장한다. 사실상 기술적 차단이 불가능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공연 주최 측은 정식 예매에 앞선 '선 예매'를 진행하며, 결제 방식을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선택해 진행하기도 했다.
 
   암표 근절? 난 억울해!
 '피켓팅'이란 신조어가 있다. '피 튀기는 티켓팅'이란 뜻으로, 인기 있는 공연인 경우 티켓을 구하는 것이 전쟁을 방불케 해 피가 튈 정도라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 피켓팅에서 표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티켓 양도는 누군가에게 기회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암표가 암암리에 거래되며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무조건 없어져야 할 문화인가 묻는다면 그 또한 명확히 단언할 수 없다. 적당한 가격, 정당한 방법으로 표를 사고파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텁허브', '티켓베이'같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선 부득이한 개인 사정으로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적당한 수고비를 받고 표를 거래하고 있다. 행사 관람 표를 간절히 바라지만 구하지 못한 사람에겐 안전함과 동시에 시중의 중고 사이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나쁘게만 평가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대학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할머니에게 생신 선물로 나훈아 콘서트 표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매진돼 살 수 없었다. 하지만 티켓베이에서 정가보다 싸게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범죄행위인 현장 암표 거래와 달리 온라인을 통한 암표 거래 즉, '온라인 티켓 재판매 사이트'는 별다른 규제 없이 성행하고 있다.
 어렵게 구한 티켓을 재구매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수고비를 요청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간절함을 이용해 가격을 터무니없이 불리는 것은 범죄와 다름없는 행위이다.
 암표가 골칫덩이로 여겨지는 곳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의 결승전 '슈퍼볼'의 암표 가격은 1장당 1만 5천 달러(약 1천 650만 원)까지 치솟았다. 가장 저렴한 티켓이 3천 달러(약 330만 원)였음에 비춰볼 때, 5배가량 가격이 뛴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을 꼽았지만 적지 않은 국가들도 암표 거래에 대해 달갑지 않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콘서트 표를 결제한 사람이 본인임을 인증해야 입장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암표 근절 캠페인을 벌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티켓팅 시 매크로 시스템을 규제하거나 양도 표의 수고비 기준을 정해두는 등 온라인 암표 관련 법률 제정이 시급하다.
 
 
강예진 기자 rkddpwls7788@wku.ac.kr
  배지혜 수습기자 qwer1679@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