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곤 씨가 화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불치하문(不恥下問). 자신이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은 신분이나 지위가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뜻으로 누구에게든지 물어서 지경을 넓히라는 말이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불치하문'을 실천해 마침내 학사 졸업을 앞둔 인생의 선배가 있다. 바로 조형예술디자인대학에 다니고 있는 김영곤 씨(미술과 4년)이다. 김영곤 씨는 학생 신분이지만 이미 크고 작은 대회에서 수많은 수상 경력을 보유한 작가 지망생이다. 최근 그는 '온고을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특히 그는 받은 상금 중 일부를 우리대학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사연을 들어보고자 만학도 김영곤 씨의 삶을 따라 가봤다.
 그는 20년 전 미술대학에 입학했지만 도중에 학업을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학업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그는 "예술보다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후 오랫동안 복지센터를 운영해오면서 삶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기자, 그림에 대한 꿈을 다시 꾸게 됐다고 한다. 나이 때문에 대학을 다니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마음 자세로 우리대학에 재입학을 하게 됐다.
 사실 우리는 주변 만학도들에게 '큰 결심을 했다' 혹은 '대단한 도전이고, 모두들 존경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만학도들은 동료 학생과 교수의 배려 없이 대학 생활을 하기 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영곤 씨는 "교수님들께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작업실을 마련해주시고, 더욱이 작업이 늦어질 때는 퇴근도 마다하고 수시로 지도해 주셨다"며, "교수님들이 개인적으로 쌓아 온 크고 작은 노하우까지 아끼지 않고 지도해주셨던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대학생활을 하면서 혹 나의 도전이 젊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학교 미술과의 경우 화실에서 여러 명의 학생이 함께 작업을 하게 되는데, 특히 야간작업을 할 때면 불편한 점이 많았을 거라며 미안쩍은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함께 해주시고 배려해 준 미술과 동료 학생들과 교수님께 감사할 따름"이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이번 '온고을 미술대회' 대상 작품 '공존'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 속 육지에 사는 사슴, 생태계 교란으로 논란이 많았던 베스(외래종)를 포함해 가물치, 잉어, 붕어, 바다에서 사는 옥돔까지 그려 넣었다. 전혀 다른 환경의 생물들 일지라도 서로 조금씩 배려한다면 같이 살아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았다. 그는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며 '공존'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의무 혹은 도리라고 생각합니다"라며 "현 한반도 정서처럼 갈라지고 다투는 문제나 상황을 피할 수 없겠지만 문화와 예술을 통해 '공존'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대상 수상의 감사 마음을 담아 발전 기금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더불어 다 함께 살아가는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김영곤 씨를 보면서 최근 우리대학이 펼치고 있는 '개벽원광발전기금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해보면서 취재를 마무리 했다.


임채린 기자 dlacofls1014@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