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은 과학과 도학을 겸비한 전인교육을 통해 새문명사회 건설의 주역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훈은 지덕겸수 도의실천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교육의 목표로 정해야 할 만큼 도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는 이전의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문명의 세계의 초입에 들어와 있다. 세계는 희망과 절망에 의해 교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정보과학기술, 생명과학기술은 인간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고 하고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기도 한다. 국제적으로 우리는 세계최강의 국가들 간의 갈등의 한 복판에 놓여있다. 북한의 핵무기, 미-중 갈등, 일본의 개헌 시도는 우리의 생존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공정성, 불법과 합법, 진영 간의 대립 등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국민 분열을 목도하였다. 사회규범과 정치와 법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일 정도였다. 그래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약자를 공감하는 사람, 남의 처지에 설 줄 아는 이타적 인간, 우리사회가 지향할 곳을 제대로 가리킬 줄 아는 지도자를 그리워했다. 결국 도덕적 품성이 충만한 지도층의 부재를 실감했던 것이다.
 도덕적 인간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낙마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분들이 평가와 보상을 바라고 옳은 일을 하지는 않는다. 선행이 세상의 칭송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악행은 잠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묻히지 않는다. 위선과 거짓은 어느 문명이나 종교에서도 배척한다.
 도덕적 성품을 지닌 사람은 갈등의 현장에서 다른 이들보다 보다 높은 곳에서, 보다 깊은 곳에서 사태를 관망한다. 어느 사안에 관한 갈등이 국민이 참여하는 투표, 여론의 향배, 사법적 판단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많이 있다. 우리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역사적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슬픔은 현상적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암묵적인 저 깊은 근원에 접근해야만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다.
 도덕은 인류 공존과 공영을 도모한다. 인공지능, 로봇 그리고 생명과학기술로 말미암아 인간은 기본적 권리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일자리는 물론 존엄성을 빼앗기는 사람들이 양산될 가능성이 나날이 증대하는 한편으로는 전대미문의 부와 권력을 누리는 부류가 생겨나고 있다. 그간 겪었던 부의 양극화를 넘어서서 인간으로서의 위치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이다. 도덕적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나서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암울하다.

 우리대학이 나서서 도덕을 토론하고 교육해야 한다. 사례를 모아 토론을 벌이면서 학생들이 확고하게 도덕 마인드를 체득하게 해야 한다. 시민의식을 강하고 단단하게 키우고 지도자로서 자질을 확 끌어올려야 한다. 세상의 상처를 치유할 줄 아는 인재를 교육하고 배출해야 한다. 역사적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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