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인간의 심성(心性)에 대한 학설로 "인간의 본성(本性)은 선(善)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다. 성선설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수오지심(羞惡之心)·사양지심(辭讓之心)·시비지심(是非之心)이란 4단(四端)(선을 싹틔우는 4개의 단서)을 갖추고 있으며, 이 4단은 수양을 통해 각각 인(仁)· 의(義)·예(禮)·지(智)의 4덕(四德)으로 발전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맹자는 인간이 ① '남에 대한 공감능력'인 '측은지심(惻隱之心)', ② '부당한 일을 보면 혐오하며 자신의 잘못에 부끄러워하는 정의감'인 '수오지심(羞惡之心)', ③ '남과 조화를 이루는 능력'인 '사양지심(辭讓之心)', ④ '옳고 그름을 구별할 줄 아는 판단능력'인 '시비지심(是非之心)'을 본래부터 타고난다고 보았다. 또한 맹자는 이러한 인간의 선천적 도덕능력을 '양심(良心)'이라고 불렀고 모든 동물 중에 인간에게만 양심이 있다고 하였다.
 이중 수오지심의 본질은 '부끄러움'이며, 사회 구성원들은 수오지심의 덕목을 가지고 있어야 사회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 즉 사회질서는 기본적으로 법으로 유지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 사회 구성원들 모두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남이나 사회에 전가하지 않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책임질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보통 남의 잘못에 대해 미워하는 마음을 갖기는 쉽지만 나의 잘못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변명과 핑계로서 자기 잘못에 대하여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한다. 여기서 '내가 하면 로맨스이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란 '내로남불'이란 말이 나온다. 한편 법(法)은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정의(正義)를 실현함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적 규범 또는 관습을 말한다. 그래서 법과 정의는 동의어로 사용되거나 '정의는 법이다'라고도 말한다. 또한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여당은 본인과 가족들의 비리 의혹에 대해 "본인이 법적으로 문제없기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다가 결국 사퇴하였다.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은 일반인들보다 높은데, 도덕적으로 아무리 비난받더라도 법적으로 문제 없으면 공직자가 될 수 있을까? 또한 조국 전 장관은 과거 SNS를 통해 남에 대해 비판한 것이 그대로 자기와 가족에게 적용되고 있는 상황 때문에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누구나 내로남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더구나 빽으로 미성년자가 논문에 등재되고 대학에 입학하며 기업에 취업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일들이 보도되는 요즘, 우리 사회가 정의롭고 건강해 지려면 나부터 수오지심을 잊지 말고 지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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