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병들면 서러워집니다. 자유를 잃어버리기 때문이지요. 마치 법을 어긴 사람이 감옥에 갇히는 형벌과 비슷합니다. 성인 남성들의 공통적인 악몽 중 하나는 군대에 다시 오라는 통보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속박당한 기억이 생채기로 남아있는 것이지요. 물론 건강하다는 것은 육체적인 활력만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3가지 차원 즉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더불어 안녕한 상태를 말합니다. 정신적으로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 사회적으로는 건전한 인간관계, 그리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달은 영적 충만감이라고 달리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저는 生·老·病·死의 순서대로 되는 줄 알았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니까요. 늙고 나서야 병든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가 아니라 너무 많은 대학생들이 아픈 것을 발견했으니까요. 몇 해 전 수업시간에 '자신의 아픔을 작성해 보세요.' 라는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소화불량, 만성통증, 불면, 우울증까지 고통의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건강관련 인터넷강의과목을 만들기로 작정하였습니다.
 크게 불편함이 없는 심신에 검진상 이상이 없으면 건강하다고 하고, 아프면서 검사상 이상이 나오면 질병상태입니다. 이 두 사이 즉 여기저기 편치 않은데 검사상 정상으로 나오면 '未病'이라고 합니다. 미병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질병으로 더 발전할 수도, 또는 건강하게 회복될 수도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다행히도 미병상태가 많습니다. 질병의 치료보다는 예방을 우선하는 한의학 원리에 따라 자발적 섭생과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이 과목의 수업목표는 3가지입니다.
 1. 내 삶에 養生(질병예방)을 적용한다.
 2. 내 몸에 건강한 飮食을 섭취한다.
 3. 자연/우주의 順理대로 생활한다.
 학생들이 전용 인터넷 강의를 좋아하는 이유는 학습시간과 공간의 선택이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부수적으로 몇 번이고 복습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하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강의 따로 학생 따로 러닝 타임만 채우고 과제나 시험은 소위 족보로 채우면 되니까요.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수업설계와 학습내용을 매 학기 새로 업그레이드 합니다. 각각 60분이 넘는 14개의 콘텐츠는 삶의 의미와 더불어 재미가 있어야 했습니다. 한의학의 기본지식을 이해하기 쉽고 생활에 즉시 적용 가능하도록 동영상은 제 손으로 100% 제작/편집합니다. 또한 매 주차 학습과제를 부여하고 꼭 필요한 미션수행도 요구하였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 우선이니까요.
 이제 다른 학교와의 학점교류 과목으로 넓어져 매 학기 250명 이상이 수강하고 있습니다. 주차마다 몇 백 장의 주관식 과제평가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껏 건강에 소홀했다는 깨달음과 내일을 향한 결심선언 그리고 실행후기를 읽으면서 참으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는 증거이니까요.

 자유와 평안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방종하며 살다가 9회 말 투아웃에 역전만루홈런을 날리겠다는 것은 허황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끈기있게 안타만 쳐도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건강은 단기간에 무너지는 것도 하루아침에 치유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천천히 꾸준히 자신에게 이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와 "생활과 한의학"은 여러분의 건강도우미입니다.

  임규상 교수(한의학전문대학원 한약자원개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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