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오티 꼭 들어야 하나요?", "오늘 ○○관 3층 점호했나요?", "상점 어떻게 얻어요? 벌점 꼭 없애야 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게시된 글들은 우리대학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와 에브리타임 게시판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바로 학기 초부터 시작해 상반기를 거쳐 하반기를 지나는 동안, 재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입방아에 오르는 '학생생활관'과 관련된 소식들이다.

 매 학기 여러 소식이 이슈화됐지만, 유독 올해에는 아이러니할 정도로 그 이슈들이 많다고 전해진다. 특히, '택배 도난 사건'은 최근 들어 더 많아졌다는 평인데 도난당한 택배는 찾기 힘들뿐더러, 힘들게 찾더라도 어떠한 이유로 누가 그랬는지 밝히지 않기 때문에 억울하고 답답하기만 한 심정이라고 한다.
 학림관에 생활하는 A 씨는 "3년째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올해 처음 택배를 도난 당했다"며, "처음에는 그래도 금방 찾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지금까지도 찾지 못해 이제는 포기한 상태이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사생 B 씨는 "택배를 도난당할 뻔한 적이 있어서, 이제는 기숙사로 택배를 안 시킨다"며, "지금은 대학로에서 지내는 동기네 자취방으로 시킨다. 조금 귀찮더라도 불안하거나 도난당했을 때의 억울함은 없어서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학생생활관 운영관리과 측은 화요일과 목요일 점호는 자율로 바꾸고 점호 이후 외출해도 벌점을 부과하지 않는 등 사생들의 자유를 위해 여러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생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좀 더 나은 생활을 고대하고 있다.
 <원대신문>에서는 우리대학 학생생활관에 대해 사생들이 느끼는 솔직한 생각을 조사해, 나타난 결과를 토대로 왜 그런 점이 발생하는지 원인을 알아봤다.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8일간 '2019 학생생활관 시설 및 제도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생활관', '학생생활관 식당', '학생생활관 세탁 시설', '학생생활관 택배 이용' 등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눠 구성됐다.
 
 생활관 및 식당
 
 먼저 '학생생활관을 이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끼십니까?'라는 질문에서는 무려 96.6%가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유로는 '난방 시설이 미흡하다'가 36.1%,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가 22.2%, '시설 내에 벌레가 많아 불편하다'가 17.7%, '한 개인의 잘못으로 전체가 불이익을 받는다'가 8.9%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가 있음에도 학생생활관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가격이 적당하다'라는 항목에 62.9%가 답을 했다.
 두 번째 항목인 '학생생활관 식당'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85.4%가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먹지 않더라도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아침, 점심, 저녁을 따로 각각 신청할 수 없음)'는 항목이 55.4%를 기록하면서 불편함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학생생활관 운영관리과에서는 "재료의 유통기한이나 품질과 더불어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 '선택'이 아닌, '의무적'으로 매 끼니 먹어야 하는 시스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선택제로 바꾼다면, 매 끼마다 단가가 올라가 사생들이 더 부담스러워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생활관 식당은 이윤을 남기기 위한 곳이 아닌, 사생들에게 최소한의 단가로 더 좋은 품질과 영양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답변을 대변해주듯 '식사 가격이 저렴하다(한 끼마다 약 2천300원)'가 63.2%로 나타나,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사생들에게서는 높은 가격 만족도를 보여줬다.
 
 세탁 시설 및 택배 시스템
 그다음 항목인 '학생생활관 세탁 시설'에 대한 질문에서도 불편함을 느낀다는 응답비율이  91.6%로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55%를 차지한 '세탁기가 더럽다', 22.2%의 '세탁기 개수가 적다', 17%의 '세탁기가 한정된 장소에만 있다'는 답변들이 제시됐다.
 현재 학생생활관 세탁 시설은 별도의 외부 사업 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앞서 나타난 문제점을 세탁 시설 담당자를 찾아가 제시하니 "사생들이 세탁할 때 정해진 양을 하지 않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억지로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며 세탁기가 고장나면 세탁기가 부족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세탁할 때 사용되는 물과 세제가 적정 비율로 사용돼야 깨끗한 세탁이 이뤄지는데, 몇몇 사생들이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세탁망을 이용하는 모습도 종종 보이곤 하는데, 세탁망을 사용하면 세탁된 물이나 세제가 잘 배출되지 않아 오염이 묻어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사실 얼룩이나 오염이 아니고 세탁하는 과정이 잘 못돼서 생긴 것이다"고 전했다. 세탁방법을 잘 활용하면 깨끗한 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사생들이 세탁 시설을 이용하면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근 사생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떠오른 '학생생활관 택배 시스템'에 대한 질문에서는 92.6%의 응답자가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불편 이유로는 '정해진 시간 내에 찾아가야 한다(무분별한 수취 시간)'가 40.7%, '택배를 관리해주는 시설 부재'가 36.1%로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대두됐다.
 우리대학 학생생활관으로 매주 택배를 운반해주시는 한 택배기사는 "타 대학 같은 경우에는 생활관 경비원들이 관리하거나, 택배 보관함 시설이 갖춰져 있다"며, "원광대학 같은 경우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어 밖에서 기다리는 택배기사들이나 급하게 택배를 찾으러 뛰어오는 사생들이나 서로가 불편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수업 때문에 못 온다면, 같이 사는 동기를 통해서라도 꼭 직접 받아 가는 것이 안전하다"며, "생활관 건물마다 작지만 택배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택배 시스템과 관련해 학생생활관 운영관리과에서는 "그동안 주로 강의가 없는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때에 택배를 주고받았던 형식이었는데, 사생들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생활관 앞에 두고 가라는 한두 번의 요구가 변질돼 암묵적으로 택배를 바닥에 두고 찾아가는 형식으로 변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관리과 측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택배기사들과 사생들에게 택배를 주고받는 올바른 형식을 다시 한번 공지했다"며, "이러한 택배 도난 사건에 대한 대책 방안은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최근 들어 택배 도난 횟수가 갑작스럽게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책 마련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점이 있다며 이에 대한 이해를 부탁했다.
 
 
 타 대학은 어떨까
 그렇다면 타 대학의 학생생활관은 어떤 시설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전북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학생생활관에서 2년 째 거주 중인 이재연 씨(기계설계공학부 2년)는 "학생생활관별로 장·단점이 다 다르지만, 세탁 시설 같은 경우는 모든 관에 비치돼 있고 비용이 무료인 곳도 있다"며, "택배 시스템은 특정 택배 회사랑 계약을 맺어 CCTV가 있는 간이 택배보관소가 있어 정해진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주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올해 학생생활관에 처음 입주한 임정훈 씨(영미언어문화학과 1년)는 "전주대학교은 금액 별로 학생생활관마다 차이가 있는데, 최고 금액의 학생생활관은 방안에 화장실이 있기도 하다"며, "그리고 관마다 비밀번호가 있는 무인 택배함이 있는데, 도난 걱정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택배 시설에 대해 학생생활관 운영관리과는 "약 3천 명의 사생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많은 물량의 택배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며, "무인 택배함을 설치해 사용하거나 또는 수취가 늦어지면 그에 따른 비용이 생기고, 택배실은 이 장소를 관리할 수 있는 근로자를 채용해야 하는데 근로자의 임금 지불과 정해진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시설을 갖추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므로, 한 사람이라도 더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고심중이다"고 전했다.
 우리대학 학생생활관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사생들의 의견, 학생생활관 운영담당자들의 입장, 타 대학 학생생활관의 모습까지 여러 방면으로 조사해 살펴봤다. 앞서 나타난 것처럼 시설 및 제도 면에서 다른 대학에 비해 아쉬운 부분도 존재하지만 식당 부분에서는 '가격이 저렴하다'에 이어 '균형 잡힌 식단'이 19.3%로, 세탁 시설 부분에서는 '세탁실 휴게실을 이용할 수 있다', '세탁실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가 각각 50.9%, 44%로 높은 만족감을 보이는 사항들도 있었다.
 많은 인원이 모여 사는 만큼, 모두를 충족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운영담당자들의 노력과 사생들의 올바른 태도가 조화를 이룬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씩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점심 시간과 저녁 시간에 택배 수취를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제도는 아닌지,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편하고자 택배를 방치해 도난당하고 운영관리과 측에 불만과 억지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고민해볼 때이다.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고쳐 나가면서 모두가 머물고 싶은 우리대학 학생생활관이 됐으면 한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배지혜 수습기자 qwer1679@wku.ac.kr
  김송연 수습기자 ksy0421@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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