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aven's Perch』, 『Vita Brevis』, 『Eskimo Pie』, 『The Liteary Nest』 등 총 9개의 미국 저널리즘 매체에 기고한 시 15편이 선정됐다고 들었습니다. 선정된 매체에 대해 설명 부탁합니다.
 국내에서의 등단제도는 대표적으로 신춘문예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역이나 매체별로 이러한 대회를 주최하는 경우가 많고 상금도 큽니다. 특히 시를 투고하고 받는 상금이 크다는 것이 외국에서는 생소한 일입니다. 그래서 외국에선 돈벌이가 안 된다는 이유로 흔히 '시가 죽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문학 관련 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다방면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은 순수하게 문학이 좋아서 운영하는 종류의 웹사이트가 수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사이트는 지역 주민이라든지, 은퇴한 교수라든지,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 등이 모여 독자적으로 만든 공간입니다. 한마디로 문학 작품을 기고 받아 좋은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온라인 매거진인 거예요.

 어떻게 시를 기고하게 됐나요?
 여러 공부를 계속해오다가 그만두었을 때 문학에 대한 애착을 확인했습니다. 학창시절에 낙서처럼 쓴 것을 제 시 쓰기의 시작으로 볼 수 있으나, 사실은 저도 지금과 같이 시를 쓰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진지한 마음으로 시를 쓰게 된 것은 2012년도부터였고, 이때 재미 삼아 영시 번역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메시지와 함께 문학적 아름다움이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첫 번째 영시는 2018년 4월 세월호에 대해 쓴 것으로 기억합니다. 첫 연을 쓰다 보니 계속 쓰게 됐고, 그렇게 100연이 넘는 시가 됐습니다. 이때 주변에서 기고를 권유받았습니다. 100연이 넘어가는 시를 가지 치듯 쪼개 여러 개의 시를 만들어 기고했고, 이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응모하게 된 것입니다.
 
 영어로 시를 쓴 것도 특별하지만, 시를 읽어보면 소네트(sonnet)와 같이 형식이 갖춰져 있고 또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시를 쓰는 이유가 있을까요?
 시를 쓸 때는 몰입해서 쓰다가 뒤늦게 돌아보면 저도 그 이유가 궁금할 때가 많았습니다. 문학에는 유희본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유희본능과 더해 제가 시를 쓰는 이유에는 분명 어떤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만의 성취감을 누린다든지 자아실현의 욕구처럼 말이에요. 질문과 같은 고민이 들 때면 지금은 회피하고 있습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내일에 관한 걱정 없이 써보고 싶은 거예요. 높은 나무가 눈앞에 보이면 한 번 올라 가보고 싶은 호기심과 비슷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제 영시를 한국어 번역본으로 출판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작품을 보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시를 쓰고, 또 그 시를 읽은 음악가가 작곡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림, 음악, 시. 이 세 가지가 결합되는 예술 말이지요. 제가 우리말로 쓴 시들 중 그림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는데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저의 시가 다른 작품과 하나로 연결되는 내용을 담은 책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같은 길을 걸어도 무거운 짐을 지고 멀리 돌아서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지에서 편하게 걸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대사처럼 삶은 초콜릿 상자와 같고, 우리는 무엇을 고를지 알 수 없습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꿈과 현실적인 문제 사이에서 갈등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을 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상미 기자 sangmi040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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