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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벌 단상] 후생가외(後生可畏)와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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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2  18: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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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이전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가 새로운 후배 선수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밀려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얼마 전 우리 학교에서 2020학년도 신입생 수시전형이 있었다. 매해 반복되는 일정이지만 수시 응시생들이 교정을 다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든다. 올해 신입생들은 내년에는 후배를 맞이하는 선배가 되고, 그것은 선배로서의 책임감이 부여된다는 의미이니, 앞서가는 선배보다 뒤에서 따라 오는 후배의 존재가 두려운 이유이다. 후배는 앞서가는 선배의 발뒤꿈치를 조용히 따라가면서 자신의 내공을 쌓다가, 존재감이 표출되는 어느 시점이 되면 치고 나가니, 후배는 참으로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도 요즘처럼 실력 좋은 후배의 등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논어(論語)』의 『자한(子罕)』편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뒤에 난 사람이 두렵다. 나중에 올 사람이 어찌 지금 사람만 못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나이 40이나 50에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그리 두려워할 게 못된다.(子曰,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四十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 
 이 말은, 약 2500년 전에 살았던 공자(孔子)가 그의 제자였던 안회(顔回)의 뛰어난 학문과 재주, 덕망을 두고 언급한 대목이다. '후생(後生)'은 '선생(先生)'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선생이란 자신보다 먼저 태어나서 지식과 덕망이 훨씬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반면, 후생은 자신보다 뒤에 태어난 사람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후생이 선생보다는 여러 면모에서 뒤쳐져 보일 수 있지만, 선생의 모습을 뒤따르며 배움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장래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공자에게 후생은 가히 두려운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공자의 이러한 두려움은 단순한 시기와 질투가 아니다. 공자는 제자 안회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경계하였다. 후생인 안회의 끊임없는 학문정진의 태도를 본받아, 선생인 공자 자신 또한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항상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도록 스스로를 채찍질 했던 것이다. 
 후생가외와 비슷한 의미를 지니며, 좀 더 귀에 익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있다. 전국시대 법가의 창시자인 순자(荀子)가 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주장한 말이다. 그의 저서인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編)』 첫 구절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학문은 멈춰서는 안 된다. 푸른색은 쪽빛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에서 나왔지만 물보다 더 차갑다.(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 가르치는 선생보다 배우는 제자가 나음을 비유한 청출어람은 교육현장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이다. 
 새롭게 등장해 무섭게 성장하는 후배들이 두렵지만, 선배는 그러한 후배를 배척하지 말고 존중해 줄 수 있는 아량과 포용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 일취월장(日就月將)하는 제자들이 두렵지만, 선생은 그 제자들을 위해 밑거름이 될 넓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곧 익산의 넓은 들판, 원광대 교정에 새롭게 등장하는 후생들이 청출어람(靑出於藍)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다양하고 폭넓은 기회를 제공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내년, 새롭게 등장하는 신입생이 벌써부터 설렌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정경훈 교수(융합교양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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