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국제교류처는 최근 세계의 대학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추진할 목적으로 '국제교류위원회'를 새롭게 발족했다.
 이에 <원대신문>에서는 조은영 국제교류처장을 만나 우리대학이 표방하고 있는 '사람 중심의 글로벌 마인드 대학'에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알아보고, 더 나아가 외국인 유학생과 재학생들의 위한 국제교류처의 주요 프로그램들과 국제 교류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조은영 국제교류처장(미술과)
 
 '국제교류처'라고 하면 우선 우리대학 외국인 유학생들과 관련된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곳으로 생각되는데요. 국제교류처에 대해서 소개 부탁합니다.
 국제교류처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은 물론이고 우리대학의 모든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대학 의 국제적인 업무 전반을 담당합니다. 즉 내국인과 외국인 학생, 교수와 직원 모든 분의 국제적 교류, 활동, 학업, 사업 등에 관한 일을 총괄하고 있지요. 전 세계 1일 생활권이 된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대학의 국제적 위상 제고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특히 국제교류처에서 올해 새로 발족한 '국제교류위원회'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제교류위원회를 설립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우리대학은 개교한지가 70여 년이 넘었고 또한, 국제교류팀이 발족하고 국제교류처로 확장된 것도 이미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세계 6개 대륙의 대학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교류를 함께 추진할 국제교류위원회가 없음을 지난 1월 국제교류처장으로 부임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우리대학이 전 세계 170개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국제적 입지 구축을 위한 전문 위원회의 필요성을 절감했지요. 그래서 우리대학의 국제교류가 집중된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영어권, 독일 등 유럽권 그리고 러시아 등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교수님들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사람 중심의 글로벌 마인드 대학'이라는 기치를 강조하시는 총장님께서 직접 위원장을 맡아주셨습니다.
 
 현재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우리대학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입학하게 되고, 어떤 혜택을 받고 있나요?
 교육부는 오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세우고 있습니다. 내년 2020년도에 이웃 중국은 외국인 학생 50만 명, 일본은 3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고요.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인해 생존전략을 모색 중인 국내 대학들에게 외국인 학생 유치는 필수요건이 돼버렸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어 능력이나 학습역량에 대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유치된 유학생 수의 급증은 한국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생활에 미치는 피해, 불법체류자 양산 등 여러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대학은 한국어 능력시험(TOPIK)을 일반 계열 4급, 예체능계열 3급 이상이라는 입학요건을 통해 유학생을 검증하고 특정 성적 이상의 유학생들에게 등록금 30~60%에 해당하는 장학금 혜택을 제공해 유학생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국제교류처에서는 매년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몇 가지 소개해주세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신입 유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 학생과 1 대 1로 맺어주는 튜터, 외국인 재학생과 한국 학생을 맺어주는 멘토, 유학생들 선후배 간을 연결해주는 버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아울러서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특강, 갖가지 유학생 전공체험 및 현장실습 프로그램, 국적별 유학생 동아리 운영 및 행사 지원, 학습 장려를 위한 장학제도, 한국과 지역 문화 이해를 위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는데, 이중 상당수의 프로그램들은 정부 국비지원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은 외국인 유학생뿐만 아니라 '해외어학연수 GHRe',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 재학생들에게도 외국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재학생들이 '꼭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추천해주십시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한다면, 장단기 해외연수 어학 및 인턴 프로그램인 GHRe나 교환학생 등 우리대학에서 지원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볼 것을 권합니다. 저는 20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살아온 세월의 절반을 해외에서 공부하고, 취업하고, 교육하면서 보냈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아시아 여성을 보기 힘들었던 30년 전 미국 학창시절부터 유럽 배낭여행을 한 달씩 다니고는 했지요. 여행 경비를 아끼려고 점심을 바게트 빵으로 때우고, 차비를 아끼려고 하루 7~8시간 이상을 걷기도 했습니다. 30대 이후에는 미국, 일본,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책과 영화를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삶에 대해 간접 경험, 그리고 여행을 통한 직접 경험을 해보라고 강조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을 오로지 20세기 후반 내지 21세기 초라는 좁은 시간대, 그리고 한국어 문화권이라는 작은 공간에 갇혀 살며 마치 내 방식만이 유일한 것 인양 고집하면서 보낸다면 좀 억울하지 않겠어요? 자칫 거대한 시공간의 우주 속에서 티끌만 한 모래 한 알에 갇혀 사는 모양새가 될 수 있겠지요. 인생은 짧고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교류처를 맡고 있는 책임자로서 국제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대학 재학생과 유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긴밀한 관계를 지속해온 미국, 중국, 일본 모두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내셔널리즘과 실리 추구를 앞세우는 정책들을 펼침에 따라 국제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 국가들에서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뉴스를 접할 때마다 일촉즉발의 위기의식을 체휼하게 됩니다. 현 상황에서 국제 교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겠지요. 국제적인 교류와 소통의 큰 목적 중의 하나는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국가 간의 심각한 갈등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상호 이해를 확대해 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시인 윤동주와 정지용의 모교로 알려진 교토 소재 동지사대학의 국제대학원에서 한 학기에 3과목씩 1년간 강의하던 경험을 예로 들고 싶은데요. 그 대학원 50년 역사에서 최초로 초빙된 한국인 교수로서 미국, 중국, 일본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각각 철저하게 자국의 국가주의 사고로 무장한 수강생들을 상대하게 됐지요. 한 과목은 저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교수진 전체와 다국적 재학생들이 1주일에 3시간씩 함께 모여서 다양한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문화예술 등 주제들과 국제정세의 현안문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수업이었어요. 중국과 일본에서 국가주의 이념으로 양육된 학생들, 일본 학생들 중에서 자국 내에서 교육받지 않은 미국과 유럽 학교 출신들, 미국 우월주의와 정치적 공정성(political correctness) 교육 틈새에서 성장한 미국 학생들 모두가 참여한 논쟁은 패권주의와 국수주의 교육의 폐해를 여실하게 보여줬습니다. 다국적 교수진은 다국적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이 학생들이 장차 귀국해서 국가와 각계각층의 지도자가 되면, 국가간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교수들이 한 일은 많은 토의를 거치면서 학생들이 자국 내에서 '진실 Truth'과 '사실 Fact'로 주입받은 신념이 실상 자국 외에서는 전혀 설득력이 없는 사상누각과 같고, 무력과 권력의 논리로 강제하지 않는 한 무용지물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었지요. 이를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총체적이고 객관적인 논리와 검증을 유도하고 스스로 자신에게 주입된 '가짜 진실'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열린 마음과 사고를 유도하면서 세계와 인간을 파멸로 이끌지 모르는 전쟁이나 재난의 씨앗을 불식시키고, 세상에 화해와 평화와 상생을 가져오는 노력을 교육을 통해서 시도하는 것이 곧 대학 국제 교류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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