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마음으로] '성순이가 바나나와 수박 두 개를 샀다'(?) - 원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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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마음으로] '성순이가 바나나와 수박 두 개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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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3  18: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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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대학생활을 보내는 4년 동안 수많은 리포트를 작성하게 되는데, 그 리포트가 학점과 어느 정도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지만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있다. 이번 호부터는 '좋은 글이란?'이라는 주제로 올바른 문장 및 문단, 나아가 글쓰기의 절차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올해 초 종방된 블랙독이라는 TV 드라마가 있었다.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사건을 담은 장면이 있었다. 시험 문제 오류로 인해 교사들이 곤란을 겪었다. 시험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성순이가 바나나와 수박 두 개를 샀다.
 
   
 
 일단 과일 개수 측면에서도 명확하지 않다. 과일을 사긴 샀는데 두 개에서 네 개까지 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바나나를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바나나, 이바나나, 박바나나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매한 이가 한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교훈은 바로 딱 한 가지이다. 
 
 (2) 'and(와)'로 연결될 수 있는 문장은
   조심하자.
 
 and로 변역될 수 있는 형태는 바로 '와'이다. 그러니 '-와'를 쓸 때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와'를 쓴 문장은 51% 틀린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과장하면 90% 이상 틀린다고 말하고 싶다.
 서론이 길었다. 사실 대학생이라면 4년 동안 수없는 리포트를 작성하게 되고 그 리포트는 학점으로도 어느 정도 직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글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학생이 더러 있다. 글을 잘 못 쓰게 되면 대학 생활에서 자신감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점이 여럿 있지만 짧은 문장을 구성하는 훈련부터 시작해 보아야 한다.
 필자는 학생들의 글쓰기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1)과 같은 병렬 구조에 초점을 맞추어 보려 한다.
 
   
 
 병렬 구조라 함은 '나는 정국이와 진이가 좋더라.'라는 유형의 문장에서 확인된다. 바로 이 문장에서 '-와'는 병렬 구조를 이루게 하는 장치이다. 제시된 문장은 '나는 정국이가 좋더라.'와 '나는 진이가 좋더라'라는 두 문장이 연결된 것이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이런 유형의 병렬 구조에서 우리는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병렬 구조를 위에 그림으로 제시해 보았다.
 중복된 단어 C는 한 번만 쓰고 중복되지 않는 A, B는 '와'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공식은 영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한국어에 비해 영어가 익숙할 수도 있으니 영어 문장을 제시해 본다. 사실 영어 문장 분석하는 훈련은 많이 해 보았는데 국어 문장을 분석하는 훈련은 그다지 많이 해 보지는 못했다. 교육 과정의 문제일 수도 있다. 두 문장을 하나로 만드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하나의 문장을 둘로 분석하는 훈련이 더 긴요하다.
 
   
 
 중복된 C는 한 번만 쓰고 중복되지 않는 'pen(A)'과 'pencil(B)'만 and로 연결되어 있다.
 (1)에 제시된 문장이 틀린 이유는 바로 '와'를 잘못 쓴 것이라 했다. 바나나를 사람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3)과 같은 문장으로 해석이 될 수 있다.
 
 (3) 가. 성순이는 김바나나와 함께 마트에
     들러 수박 두 개를 샀다.   나. 성순이와 김바나나는 마트에 들러
     수박 두 개를 샀다.
 
 이상을 토대로 다음 문장이 틀린 이유를 알아보자. 일단 '와'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과'가 걸린다.
 
 (4) 애완동물과 음식물 반입 금지
 
 'and(과)' 앞뒤를 A, B로 보자. A는 애완동물, B는 음식물이다. 그럼 C는 무엇인가? '반입 금지'이다. 그러면 원래 문장은 무엇인가? '와/과'로 연결된 문장은 다시 원 문장으로 복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애완동물 반입 금지', '음식물 반입 금지'가 원 문장이다. 전자가 틀렸다. 애완동물을 반입한다고 하면 동물애호가에게 혼난다. 한국 사람은 C(반입 금지)와 거리가 먼 A(애완동물)에서 사고 단절이 빈번하다. 그러면 A, B의 위치를 바꾸어 보자. 그러면 한국인은 희한하게도 반입이라는 표현을 안 쓰고 출입이라는 표현을 쓴다. 어떤 점에서 사고 단절이 일어났는지 설명해 보자.
 
 (5) 음식물과 애완동물 출입 금지

  C는 출입 금지이고 A는 …….
 
 혹 시간이 나면 (6)에 제시된 문장이 틀린 이유를 알아보자. 다음 주에 분석해 볼 것이다.

 (6) 인간은 습지를 간척하고 도로와 철로를 건설하기 위해 산을 뚫으면서 지구의 모습을 바꾸어 왔다.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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