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으로 임명돼 활동하신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교내·외에서 직접 대학 구성원들과 소통하거나, 여러 회의에 참석하신 총장님의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느끼신 지난해 우리대학의 모습, 더 나아가 총장님께서 새롭게 구상하고 계신 올해 우리대학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원광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속 가능한 대학"입니다. 저는 이것을 "글로벌 개벽대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벽대학"을 만들기 위해서 먼저 "건학이념구현위원회"를 설치해, 그동안 잊혀져 있던 원광대학의 건학정신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강좌나 기구 등을 '건학 이념'에 맞춰 체계화하고 일원화할 계획입니다. 이번 학기의 "후마니타스장학사업" 도서가 백낙청 교수님의 『문명의 대전환과 후천개벽』으로 선정된 것도 그러한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도서를 정독함으로써 원광학우들이 개벽대학의 존재 의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앞으로 이런 시도가 "글로벌 인문학 강좌"와 같은 다른 강좌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학이 지속가능하려면 이념뿐만 아니라 재정이라는 현실적 요건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원광대학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예산을 절감하고 연구비 수주를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소규모 연구와 학제간 연구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연구 분위기를 활성화해서 연구과제를 많이 가져올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지난해 12월 26일, 우리대학은 한국대학평가원으로부터 대학기관평가 5년 인증을 받았습니다. 특히 봉사활동 협력 기관과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춘 지역사회 연계 사회봉사 교과목 운영으로, 사회적 책무 부문에서 우수사례 대학 사례로 선정돼 그 위상을 드높였는데요.
 이와 같은 성과와 그 의의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봉사활동"은 원광대학이 설립된 주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도의실천'이 건학 이념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설립 당시부터 사회봉사는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이 쌓여서, 1964년 10월에는 학생봉사활동 실적이 전국 으뜸으로 뽑혀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이런 활동들이 해외까지도 알려져서, 해외에서도 봉사에 관한 교육시스템과 실천 활동이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사회봉사팀을 '센터'로 격상시켜서 한층 더 글로벌한 차원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리대학은 지난 달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등록금 동결이 확정됐습니다. 이로써 2009년부터 시작된 등록금 인하 및 동결이 12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은 지방 사립대학인 우리대학을 비롯해 전국의 대부분의 지방 사립대학이 처해 있는 재정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우리대학의 재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개벽원광발전기금 '1인 1계좌' 캠페인이 눈에 띕니다. 우리대학을 사랑하는 동문 선배님들부터, 발전을 기원하며 후원하는 일반 시민들까지 많은 분이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하는데요.
 '1인 1계좌'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우리대학의 재정 위기 극복 대책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1인 1계좌 캠페인"은 단순히 돈을 모으자는 운동이 아니라, 개벽대학을 지향하는 원광대학의 건학 이념과 발전방향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모든 구성원이 조그마한 뜻과 마음을 모으자는 운동입니다. 그래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금액도 '1만원'으로 책정한 것입니다. 단지 원광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개벽대학의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만 명을 목표로 하는데, 이 목표가 달성되면 개벽대학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원광대학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구비 수주를 높이고 중도학생 탈락률을 낮춰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연구비 수주를 높이기 위해서, 소규모 연구나 학제간 연구를 지원하고 장려해 창의적 연구 문화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중도학생 탈락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작년 1학기에 전체 학과(부)장이 참여하는 연수에서 각 학과마다 "중도 학생 탈락률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고, 그 중에서 5개 학과가 "중도 학생 탈락률 방지 우수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대학 병원에도 확진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에 따라 우리대학은 지난달 28일 대학병원 감염내과 관계자를 비롯해 우리대학 운영위원 및 행정부서장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긴급 대책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대면 강의를 실시하게 되면 중국인 유학생들 다수가 귀국을 하게 됨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구보다 심각하게 인지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대응 방안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물질 개벽의 극치에서 나온 부작용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광대학은 이런 물질 개벽의 부작용을 치유하기 위해서 성립된 대학입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가장 먼저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래서 타 대학에 비해서 가장 먼저 종합상황실도 설치했고, 중국의 자매대학에도 마음을 담아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와 함께 마스크 3천개를 보냈습니다. 이런 식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까지도 글로벌한 차원에서 대응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대학은 지난해 10월 성균관대학교(수원시 장안구)를 시작으로 지난 1월 광주과학기술원(광주광역시 북구)을 방문하는 등 우리대학 발전에 필요한 우수 대학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현재 총장님이 추진하고 있는 '세계 유일 글로벌 마인드 개벽대학'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설명해주십시오. 또한 지난 학기와 겨울방학 중 총장님의 주요 대외활동을 소개해주십시오.
 지난 1년은 학교와 가까운 익산시, 전라북도 중심의 교류와 협력에 치중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대한민국 전체로 범위를 넓힐 생각입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초에는 대구에 있는 사학진흥공단을 방문했고, 한국가스공사도 방문했습니다. 최근에는 국가클러스터이사장을 뵙고, 대학·지역·기업·주민이 하나되는 산학관민공동체 운동을 더욱더 활발하게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나주시와의 5년 계획으로 일본의 학자 및 시민, 여행사 등과 협력해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와 아픔을 같이 연구하고 함께 풀어가는 공동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연변대학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해, 한중, 한일 간의 관계를 견고하게 유지시킬 생각입니다.
 
▲ 지난 14일, 박맹수 총장과 임지환 편집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2020학년도 학생회 전체 선거 결과, 총학생회 후보자 부재로 투표도 진행하지 못 한 채 현재(3월 16일 기준)까지 총학생회가 공석에 놓여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에 진행될 총학생회 보궐선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편에서는 학생들의 권익이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총장님께서는 총학생회 부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학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학생입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의 권익과 애로를 대변하는 기구가 총학생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총학생회가 빨리 구성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하루빨리 총학생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대신 요즘 학생들은 주된 관심이 자기 공부에 집중돼 있는데, 그것에 더해서 동아리 활동이나 교수와의 관계 또는 학교와의 교류 등으로 시야를 넓혀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총장님께서는 새해 신년사를 통해 조만간 숭산 초대총장님 기념전시실이 새롭게 열릴 예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덧붙여 이곳을 학생 및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들의 필수 연수 일정에 포함시켜 우리대학의 근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대학의 전통은 무엇이며 총장님께서 주창하고 계시는 '오래된 새길'을 찾는 방법, 그 방법을 이끌어 내는 진정한 근본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설명해주십시오.
 『논어』에서도 "근본에 힘써라!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원광대학교의 근본은 숭산 박길진 초대 총장님이 40년 동안 재직하시면서 초석을 다져 놓으셨습니다. 다만 그동안은 이 부분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는데, 이 점을 반성하면서 박길진 총장님의 교육철학, 건학 이념, 공인으로서의 자세 등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운동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그 일환으로 관련 내용을 교수와 직원 연수회 필수코스로 넣어서 원광대학의 존재 의의가 과연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계승해 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 계획입니다.
 
 2020년, 흰쥐를 의미하는 경자년(庚子年)은 '풍요와 희망, 기회의 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이 2020년을 좋은 기운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덕담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를 보면 바로 그런 위기 속에서 미래를 만들어내는 지혜와 저력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 위기를 우리가 더욱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원광인들의 집단지성과 상호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다행히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발빠른 대응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위기를 잘 넘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지역에서도 지방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아서 원광대학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8번 확진자가 2월 10일자로 퇴원을 했습니다. 더 이상의 확진자가 생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노력과 정성과 기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런 점들이 앞으로 원광발전과 지역발전의 큰 원동력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앞으로도 원광이 더 나은 학문공동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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