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책 쓰기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사실 책 쓰기는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는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평소 독서를 즐기거나 글을 쓰는 일에 관심이 적은 사람이라면, 책 쓰기는 말 그대로 다른 나라 이야기다. 당연히 책 쓰기는 글쓰기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리터러시 능력이 모두 책 쓰기의 과정에 그대로 내재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이라도 내 본 사람이라면 앞에서 언급한 조건이 책을 출간하는 데 그다지 중요한 요건이 아님을 알게 된다. 매일 자신의 관심 분야를 성찰하고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사유하며, 이를 다시 글로 기록할 만큼의 근기만 있다면, 누구라도 책 쓰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책 쓰기에 대해 우리는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이라고 말한다. 책 쓰기가 곧 퍼스널 브랜딩 전략인 셈이다. 책을 쓰면 그 사람의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상승한다. 여기에 더해 삶에 관한 관심과 열정이 생겨나고 앞으로 자신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또한, 텍스트의 수용자에서 생산자로 변화함에 따라 취업과 직업에 관한 긍정적인 방향성과 목표를 획득하기도 한다. 이른바 책 쓰기가 주는 나비효과이다. 이미 책 쓰기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가치를 간파한 상당수의 중·고등학교에서는 책 쓰기 관련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2019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해당 지역의 모든 학생이 '저자'가 되어 졸업할 수 있도록 책 쓰기 관련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지원하고 있다. 

 대학의 사정은 어떤가. 우리 대학만 하더라도 책 쓰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은 없다. 책 쓰기가 학생에게 수많은 기회를 가져다주는 퍼스널 브랜딩의 성공 전략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 과정에 깊은 관심을 두는 구성원은 드물다. 책 쓰기는 학생의 영역이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자의 몫이라고만 생각한다. 굳이 시카고 대학의 '시카고 플랜 : 위대한 고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대학이 어떠한 전략을 통해 일류 대학의 가치를 확보하는지 잘 알고 있다. 특히 학생 개개인의 스토리와 지식을 활용한 책 쓰기 프로젝트는 그 시도만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낳는다.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이 바꿔놓은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이후, 책 쓰기의 가치는 그렇게 우리 곁을 맴돈다. 퍼스널 브랜딩은 준비된 자가 기회를 찾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그렇게 책의 시대가 가고, 책 쓰기의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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