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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벌 단상] 만날 수 없어 더욱 그리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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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9  0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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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로 인하여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 뿐 아니라 꽃들에게도 여지없이 적용되었습니다. 캠퍼스에 핀 벚꽃, 동백꽃, 백목련은 학생들이 보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만나지 못하면 더욱 보고 싶고, 더욱 그리움이 쌓이는 것 같습니다. 
 갓 교수가 된 저에게 은사님은 시간나면 연구실에 들르라고 하셨습니다. "박 교수, 어서 와, 잘 왔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저를 부르시는 호칭도 생소하고, 답이 무엇인지도 몰라 어려워하자 "나도 뭐라고 칭해야 할지 모르겠네만, 천사라고 해두지. 하늘에 있는 날개 달린 천사 말이야. 이제부터 그 귀한 존재들을 매일 만나게 될 걸세. 강의실에서 박교수를 기다리고 있지." 그들은 단 한 가지만 제외하고 모든 것을 가진 완벽한 존재이며, 부족한 한 가지란 저의 전공 지식이라고 하셨습니다. 학생들은 성적이나 처한 환경, 능력으로 평가해서는 안되는 그 자체만으로 귀하고 귀한 존재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날 이후 저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를 매일 만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수정하기도 하고, 역시 수정하니 좋아졌다는 학생에게 몇 시간이나 걸려 수정한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1차 시험에 합격했다고 지나치듯 말하는 학생과 면접 준비를 하기도 하고, 예상 문제가 실제 면접에 그대로 나와 합격한 것 같다는 학생에게는 우리 둘이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합니다. 여러 번 결석하는 학생에게는 시간이 될 때 연구실로 오라고 하여 두 가지 이유로 불렀는데, 첫째는 담당교수로서 더 결석하면 학점을 받지 못함을 알리기 위해서이며, 둘째 이유가 더 중요한데 학교 생활에 충실할 수 없는 이유를 듣고 싶고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은 짧은 순간에 마음을 열곤 합니다.
 방송국은 송수신 성능이 매우 좋아서 멀리 있는 사람에게도 방송이 전해지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안테나는 성능이 더 좋으므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사람을 향한 좋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강의 시간을 지켜야 할 의무만 있지 시간을 줄여서 강의할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강단에서는 남에 대한 말은 하지 않아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감히 아무 말도 못하고 듣고만 있다가 질문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칭찬은 해도 되지요?" 그러나 은사님은 고개를 가로 저으셨습니다. 말은 전달하면서 오류가 있을 수 있기에 칭찬도 '남의 말'에 속한다고 하셨습니다. 전공 분야의 업적도 대단하신 은사님은 평소 생각을 제자이기에 말씀하시는 거라시며 본인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어느 땐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은사님의 말씀을 지키려고 저는 30 여년 간 노력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만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이렇게 전합니다. 교직 뿐 아니라 모든 직업은 사람을 만나므로 어느 직업에도 적용될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를 매일 만나는 행복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시길 권합니다.
 존경하는 만큼이나 어렵기도 해서 은사님께 평소 자주 연락드리지 못 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뵙지 못하는 게 아니라 열반에 드시어 뵐 수 없어 더욱 그리운 분이십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줄면서 대면강의가 시작되어 학생들을 캠퍼스에서 만난다는 설렘이 가득합니다. 신용벌 캠퍼스도 봄꽃을 활짝 피우고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인 학생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캠퍼스에서 만나 우리 크게 소리 내어 반갑게 인사합시다. 

  박은숙 사범대학장(가정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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