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사로 보는 영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 원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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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로 보는 영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1987>, 2017, 장준환 / 전두환 군사정권 항거… 학생시위에서부터 출발
서민주  |  fpdls071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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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9  21: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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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홍콩 범죄인 인도 법 반대 시위가 민주화 운동의 성격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시위를 보며 많은 사람은 1987년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6월 민주 항쟁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6월 민주 항쟁은 지난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반독재 사회에 항거하는 학생들의 시위에서 출발했다. 최근 필자가 접하게 된 영화 <1987>은 그 시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아픈 영화다.
 6월 민주 항쟁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1987>은 사건의 발단이었던 대학생 박종철 군이 사망하면서 시작한다. 사망 소식을 들은 박 처장(김윤석 분)은 급히 시신을 화장시키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최 검사(하정우 분)는 이를 의심해 화장을 보류하고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앙일보 신 기자가 사망 소식을 사실 그대로 보도하지만, 당시 언론은 자유가 없었고 규정된 지침을 어긴 중앙일보는 피해를 받게 된다. 점차 사건이 커지자 경찰 본부에서 사건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게 되는데, 이때 "조사를 받다 겁에 질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허무맹랑한 말을 한다. 
 이 말을 믿지 않은 기자들은 박종철 군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담당 의사를 찾아갔지만, 의사는 제대로 된 증언을 하지 못한다. 이대로 진실히 묻히는 것 같았던 그때, 동아일보 윤 기자(이희준 분)의 집념으로 담당 의사에게 사망 원인은 질식사였다는 증언을 듣게 된다. 그리고 박종철 군의 부검 검안서를 최 검사에게 건네받아 신문    1면에 보도함으로써, 진실이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박 처장은 이 사건의 책임을 고문에 가담한 조 반장(박희순 분)과 그의 부하에게 뒤집어씌우고, 죄명을 바꿔 풀려나게 해주겠다는 '꼬리 자르기'식 해결에 나선다.
 한편, 교도소 교도관 한병용(유해진 분)은 수감 중인 동아일보 해직기자 이부영과 함께 이번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있었다. 이때 해당 교도소로 투옥된 조 반장은 지켜지지 않은 박 처장과의 약속에 분노하면서 자신의 누명을 발설하게 된다. 
 이 광경을 목격해 작성한 문건을 교도소 보안계장은 이부영에게 전달하고, 이부영은 한병용을 통해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함세웅 신부와 민주화운동 주도 혐의로 수배 중인 김정남에게 전달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함세웅 신부와 김정남이 숨어들었던 절에는 이미 경찰들의 검문을 실시하고 있어 전달할 수 없었다. 남은 방법은 비교적 움직임이 자유로운 한병용의 조카 연희(김태리 분)가 전달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연희는 박종철 군의 사망으로 벌어진 시위에 휘말려 위기에 빠질 뻔한 경험과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상을 접해 군부독재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가고 한병용 마저 경찰에게 끌려가 계획이 무산될 것만 같았다. 그런데 다음날 반전이 일어난다. 연희에게 한 남자가 찾아오는데 바로 시위 때 연희를 구해준 이한열이었다. 연희는 이한열에게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라고 묻자, 그는 "나도 그러고 싶은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가슴이 너무 아파서"라고 답한다. 
 그가 떠난 후 한병용이 남긴 편지를 보며 마음을 바꾼 연희는 함세웅 신부와 김정남에게 교도소에 있었던 사실을 전하면서 사건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무렵, 시위에 참여한 이한열은 부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게 되고 연희는 숨어있던 집에서 나와 당당히 시위에 참여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군부정권을 두려웠던 평범한 시민이 민주화 시위에 참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낸 연희에게 감정이입이 됐다. 가령 연희가 내게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군부독재 하에서 민주화 운동에 목숨을 걸었던 과거의 선배들이 존경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역사다.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 <1987> 관람을 권한다.
 
   
 
  서민주 기자 fpdls071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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