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이기는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 요리상품이 대표적입니다. 우린 전문적인 사냥과 도축과정을 모릅니다. 적당히 구워진 스테이크란 상품만을 알고 있는 것이죠. 또 하나는 여행상품이 생겨 지구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사실을 아시나요? 최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다 준 바이러스 공포는 사냥과 도축, 그리고 교통혁명이 매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야생과 각 지역에만 머물던 병원균(기생충,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들이 서로 뒤섞이는 세상을 맞이한 셈입니다. 병원균 입장에선 해피한 일이 된 것이죠. 다른 병원균들은 살아있는 유기체이지만,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스스로 생식할 수 없어 어딘가에 기생해야 합니다. 이 지구상엔 75억이 넘는 엄청난 숫자의 종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입니다. 20세기 들어 그 종의 절반이 도시에 몰려 살고 있어 생명체가 아닌 바이러스 입장에선 최적의 숙주 환경을 찾은 것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정도 생각해봄직한 주제를 꺼낼까 합니다. 20세기 이후 최고의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포츠와 연관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스포츠 종차별주의입니다. 작금의 사태는 인간이 함부로 건들지 말아야 할 자연을 역행해 나타난 필연의 결과입니다. 식량공급을 위한 집약적 축산, 가죽과 모피수집, 동물실험 등과 같이 종차별주의는 맹위를 떨쳤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전쟁, 경마, 소싸움, 투견과 같이 동물을 싸움의 경쟁 도구화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승마, 마장마술, 장애물 비월 경기, 사냥, 낚시, 수렵, 서커스, 투우 등에 셀 수 없을 정도의 동물을 이용했습니다. 둘째, 스포츠 비즈니스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얼마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스포츠 현장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의 무관중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입니다. 프로 스포츠의 본고장인 서구사회와 중계권이 거래되는 흥미로운 기사도 접했습니다. 경기장 티켓팅 수입 보존을 어느 정도 한 셈입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 새로운 장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 상품(선수)을 혁신적 기술로 안방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입니다. 선수들은 원래대로 경기를 치르고 소비자는 게임처럼 즐기는 것이죠. 새로운 플랫폼에 등장한 게임 캐릭터는 만화가 아니라 실사가 되는 셈입니다. 혹시 압니까? 특정한 선수에 실시간 베팅을 하고 그 선수가 승점을 올리면 배당을 주는 제도까지 생겨날지요? 경기장 티켓, 중계권, 스폰서십 수익을 위한 공감대 형성은 새로운 차원의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우린 현명한 사람(호모 사피엔스)이라고 다소 낯간지러운 학명을 스스로 지었습니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위의 주제를 통해 무엇을 생각해봐야 할까요? 이 사태를 극복했을 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지내게 될까요? 한낱 미물인 바이러스를 이겼다고 자화자찬하며 또 다시 자연의 섭리를 잊고 살까요? 윤리적 관점에서 스포츠와 환경윤리, 스포츠와 동물윤리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또한 창의적 발상으로 벌어들인 자본에 대해 그 쓰임의 용도를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덧붙여 잊고 살았던 소박한 밥상의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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