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9월에 설립된 남북하나재단은 통일부 산하 기관으로, 탈북민 초기 생활정착 지원을 비롯해 취·창업 지원, 교육 및 장학지원, 국민인식개선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8일 우리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북한이탈주민들이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의사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길을 열었다.
 이에, <원대신문>에서는 정인성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을 만나 업무협약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사업,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에 임명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특히, 우리대학은 지난 5월 8일 남북하나재단과 북한이탈주민 의료인 양성을 통한 안정적인 자립지원을 목적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임명 소감과 함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에 임명된 정인성입니다. 먼저 저의 오늘이 있도록 교육해주시고 역량을 길러주신 모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저는 남북교류 현장의 일선에서 사회문화 교류, 인도적 지원 등 민간차원에서 남북교류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특히, 저는 탈북 청소년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교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그 뜻을 펼치기 위해 원광대학 원불교학과 81학번으로 입학했습니다. 졸업 후 원불교 교무로 활동하던 중 지난 3월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에 임명되었습니다. 
 특히 한겨레 중·고등학교 이사와 민간단체인 <한민족한삶운동본부>를 함께 활동하면서 미래 통일의 주역이 될 남북청년들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임명은 그러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남북하나재단 설립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시점에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도 느낍니다.

 남북하나재단은 주로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궁금합니다.
 남북하나재단은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의해 지난 2010년 9월 설립된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재단의 법률적 명칭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지만, 탈북민 정착지원을 통한 남북주민통합 의지를 담은 '남북하나재단'을 별칭으로 사용합니다.
 저희 재단은 5부 2팀으로, 전문 상담사와 통일전담 교육사를 포함해 총 154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요 사업은 탈북민 초기 생활 정착 지원을 비롯해 취·창업 지원, 교육 및 장학지원, 국민인식개선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민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거주지를 배정받게 되는데 이때 재단이 전국 25개 하나센터들과 함께 이들의 정착을 돕는 일을 전개합니다. 
 탈북민은 초기 생활 안정을 위해 현금과 전자제품 구입 바우쳐 제공, 의료비 등을 지원받게 됩니다. 탈북민 자녀들도 장학금과 학습지 지원, 방과 후 학습방 운영, 온라인 영어교육을 지원 받습니다. 나아가 재단은 탈북민의 취업을 돕기 위해 직업훈련 바우쳐 제공, 취업지원센터 운영, 소규모 창업지원, 영농 컨설팅 및 운영자금 등을 보조해주는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에 대한 직접적 지원 이외에도, 탈북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개선과 남북주민 통합을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탈북민 실태조사, 정책개선 연구 등 중장기적 사업도 추진하고 있지요.
 남북하나재단은 지난 10년 동안 탈북민 지원의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아직 미흡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은 자리를 잘 잡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남북하나재단과 우리대학은 그동안 북한이탈주민이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의사국가고시 준비를 하는데 협력해 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지난 5월에 있었던 양 기관의 업무협약을 통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하고, 이를 제도적 뒷받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히셨는데요.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북한이탈주민이 의사고시를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박맹수 총장님과 윤권하 원광대학교병원장님, 그리고 의대 및 의료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북한이탈주민 중 재북 의사경력이 있는 분들은 대한민국에서 의사국가시험에 응시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북한과의 교육체계, 의학용어, 시험유형 등 차이가 있다 보니 시험에 통과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교육을 지원해줄 수 있는 의료교육기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원광대학교가 2018년부터 북한이탈주민 의사국가시험을 위한 정책을 실시해왔고, 지난달 8일 체결한 업무협약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업무협약의 주요내용은 북한이탈주민 의료인 국가시험 교육지원, 북한이탈주민 의료인 양성을 위한 전문의 과정 연계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 협력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이 재북 경력을 활용해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고, 나아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우리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지난달 8일, 우리대학과 남북하나재단의 업무협약식 장면
 
 이외에도 남북하나재단에서 진행 중인 주요 사업을 소개해 주십시오.
 현재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 수가 3만 명이 넘습니다. 그 기간 우리나라의 정치와 사회적 상황을 비롯해 탈북민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처럼 달라진 환경에 맞춰 재단도 새롭게 비전을 세우고, 조직을 재편해야 할 시점입니다.
 재단 업무의 중심은 서비스 대상인 탈북민에게 얼마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느냐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급자인 재단의 편의성이 아니라 수요자인 탈북자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재단의 따뜻한 마음이 탈북민들에게 전달되어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의지하고 싶은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장은 물론 전 직원이 책상에서 벗어나 현장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여러 제약이 있고 힘든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사장인 저부터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우리대학 원불교학과를 졸업하셨습니다. 이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남북교류위원장, 평화·통일비전 사회적대화 전국시민회의 상임대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졸업 후 원불교 교무에 임명된 저는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동안 제가 벌여온 주요활동은 크게 원불교 교단 구성원으로의 활동, 이웃 종교와 협력, 평화와 통일 분야의 시민사회 활동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교무로서 대구, 익산, 서울에서 근무하면서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앙위원과 남북교류위원장,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집행위원을 역임하면서 종교 간의 이해와 화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왔습니다.
 특히, 평화 통일 분야의 활동 가운데 6.15 남측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남북교류와 공동행사를 진행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에는 '평화ㆍ통일 사회적대화전국민시민회의' 상임대표와 문익환 목사의 뜻을 이어가는 (사)통일맞이 공동이사장,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를 맡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에 전력해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 상임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등 정부부처에게도 자문과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차후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저의 당면 과제인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역할에 충실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탈북민이 정착에 성공해 우리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들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 원광 가족들도 탈북민들의 정착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고, 동참해주길 기대합니다.
 
 우리대학 구성원 및 이 글을 읽는 <원대신문> 구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후배님들이 원광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전공 분야에 꾸준히 노력해 정진하시길 기원합니다. 이를 통해 자기 삶에 만족하고 우리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하길 소망합니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홍민지 기자 ghddl9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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