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두꺼운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키며, 개인적 행동마저 제한하면서 생활해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우리대학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개학 연기, 개교 후 첫 비대면 수업, 실시간 온라인 시험, 학교 행사 전면 취소 등이 학기 내내 이어져 새로운 일들이 이제는 익숙할 정도다.  
 우리대학은 코로나19 사태 초창기부터 '코로나19 상황실'을 설치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지난 학기 우리대학은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학교와 학생 두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지난 학기 초 개학이 연기되고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학사 일정과 제도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잦은 학사일정 변동, 늦어지는 공지, 갑작스럽게 도입된 기준이나 제도를 접하면서 점점 의아해하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학사 일정의 잦은 변경으로 수업과 시험 방식이 수시로 변경되고, 짧은 기간 동안 숙박에 어려움을 겪었던 타지역 학생들의 고충 등이 주요 갈등의 요인이었다. 이러한 갈등은 지난 학기 내내 지속됐고, 결국 풀지 못 한 채 학기가 마무리됐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단과대학 학생회를 비롯해 학생 자치기구들의 역할이 미흡했다. 특히, 이를 총괄하는 총학생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못 한 아쉬움이 유독 크게 느껴졌다. 물론 지난해 출범했어야 할 총학생회가 입후보자 부재로, 지난 4월이 돼서야 보궐선거를 통해 뒤늦게 총학생회장을 선출한 탓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 했다는 이유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학생들 사이에선 여전히 총학생회의 활동이 많이 부족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총학생회에서는 5월부터 진행될 대면 수업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4월 23일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 설문조사는 재학생 인증 없이 1인당 무제한 중복 투표가 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라 재설문조사가 실시됐으나 결과만 나왔을 뿐, 경과나 후속 조치에 대해선 알 수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5월 14일에 진행한  '2020학년도 등록금 재논의 위원회' 1차 회의에서도 진행 결과만 공시했을 뿐더러, 같은 달 22일 기말고사 시험 방식에 관한 학생들의 의사를 묻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결과조차 공지되지 않았다. 또한 지난달 3일에는 ‘비대면 강의 수강 기간 변경 및 성적·출결 완화’를 요구했다는 뜬금없는 공지를 밝혀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이처럼 지난 학기 총학생회에서는 여러 활동을 펼쳤지만 과정이나 결과가 미흡해, ‘보여주기식'에서 끝난 것 같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최근 총학생회는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등록금 반환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특별장학금 지급 방식 선호도를 파악했고, 이와 관련된 회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많은 학생이 학수고대했던 등록금 반환 문제가 어떻게 끝맺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총학생회에서 내세운 슬로건처럼 작은 변화의 '바람'으로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람'을 이뤄줄 수 있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을 기대해 본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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