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감사장을 받은 나동준 씨(왼쪽)와 신예진 씨(가운데) 사진제공 : 익산경찰서
 
 타인의 사고를 목격했을 때 도움의 손길을 주저 없이 내미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 무관심하다. 하지만 모범적인 시민의식을 가지고 사고 현장에 다가가 도움을 준 용감한 우리대학 재학생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사회과학대학 소방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신예진 씨(4년)가 그 주인공이다. 
 폭염주의보가 내렸던 지난달 18일, 우리대학 사거리에서 생수를 운반 중이던 화물차가 우회전하면서 생수병 1천여 개가 도로에 쏟아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변을 운행하던 운전자들이 위험한 상태에 처하게 됐다. 갑자기 도로 위로 쏟아진 생수병들 때문에 도로 주행에 큰 방해가 됐기 때문이었다. 2차 사고로 이어지기 전 신속히 현장을 정리해야만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때마침 교내 근로장학생으로 업무를 마치고 퇴근 중이던 신예진 씨와 휴가를 나온 군인 나동준 씨가 사고 상황을 목격했고, 주저 없이 사고 현장에 뛰어들어 생수 수거에 나섰다. 당시 두 명의 경찰관들이 먼저 도착해 현장을 수습 중이었지만, 무더운 한 여름 도로 위에 놓인 수많은 생수병을 치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안전한 교통 상황을 위해서 신속히 생수병을 치워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사고 현장에 뛰어든 결단은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신예진 씨와 나동준 씨의 모범적인 시민의식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무더운 날씨와 2차 교통사고의 위험 속에서 사고 현장을 지나치지 않고 수습에 도움을 준 이들의 시민의식과 행동에 감사함을 표하며, 지난달 26일 감사장을 수여했다. 
 신예진 씨에게 감사장을 받은 소감을 묻자, "당연한 일을 한 것일 뿐인데 감사장까지 받아 얼떨떨하다"며, "저의 작은 행동이 도움이 됐다고 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일이었을 텐데 그 순간 어떤 마음으로 생수병 수거에 나섰는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사고를 일으킨 화물차 운전기사님이 매우 당황하고 난처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도움을 주고 싶었다. 차량 통행이 잦은 사거리에서 발생한 사고라 그 당시에는 단지 빨리 생수병들을 치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내가 아닌 누군가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망설임은 전혀 없었다"며 담담한 기색이었다.
 신예진 씨를 인터뷰하며 문득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역지사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신예진 씨는 긴박하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 난감해하고 있을 사고 운전기사의 처지를 자신의 처지에서 생각했다. 
 그렇기에 바로 운전기사를 도울 수 있었고, 모범적 시민의식의 전형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사고를 목격하고 한 치의 망설임이나 사고 현장에 뛰어든 그녀의 행동에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본다.
 속으로 안타까워하며 잘 해결되길 바라는 것과 그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은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 차이는 큰 변화를 만든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선뜻 나서는 행동은 요즘의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힘든 일 있을 때 등장하는 평범한 영웅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한다. 앞으로도 이와 같이 기분 좋은 소식이 계속 들려오길 기대한다.

조수현 수습기자 chosumandu2@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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