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2월이 되면, 그다음 해를 예측할 수 있는 문화 키워드가 세간에 쏟아져 나온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코리아 트렌드 2021』은 코로나가 앞당긴 미래 현실에 초점을 두고, 더욱더 빨라진 변화와 속도에 대응할 수 있는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선별하여 소개한 바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10가지 트렌드는 'COWBOY HERO'라는 전체 키워드로 집약된다. COWBOY HERO는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의 의미를 끌어들인다. '문명의 교체'로까지 불리는 격변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날뛰는 소를 길들이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COWBOY HERO는 '가치를 생성하는 존재'의 의미도 내포한다. 이 범박한 의미 규정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팬데믹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가치 중 하나가 바로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뉴타입의 시대』를 저술한 야마구치 슈 또한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의견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생성하는 사람은 정답(해결) 대신 문제를 찾아내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전 세계의 모든 기업과 정부 기관 그리고 교육기관이 2020년 초에 내놓은 각종 사업 계획과 장기적인 예측은 완전히 의미를 잃었다"라는 점을 그 사례로 들면서, 과거의 경험을 최대한 끌어모아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은 이미 그 효력이 상실되었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솔루션보다 문제를 찾아 발견하고, 무엇보다 미래를 구상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문제(matter)는 이상적인 모습과 현재 상황의 차이를 구분하는 지점에서 파악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상적인 인간은 미래를 상황에 맞게 예측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존재를 가리킨다. 이들은 각자가 지닌 문제의식이 업무의 동기부여로 연결되는 시스템 안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형성한다. 다시 말해 '어떻게'(HOW)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목적(What)과 이유(Why)에 대한 문제 발견 능력이 최우선되는 것이다.
 코로나 19가 불러온 팬데믹은 오늘도 우리 사회의 의식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전 세계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오프라인 위주의 정보 처리와 의사결정은 점점 온라인 쪽으로 방향성과 그 무게중심을 옮긴 듯 보인다. 참고로 2020년 12월 초에 열린 '제2회 글로벌 혁신성장포럼(GIGF 2020)'에서 정부는 '비대면'과 '디지털' 그리고 '그린 중심'이라는 트렌드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문제의식을 느끼고, 미래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인가. 2021년을 앞두고 우리 대학의 COWBOY HERO들은 과연 어떤 문제의식을 느끼고 신축년(辛丑年) 흰 소띠의 해를 맞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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