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소통' ― 대학본부, 학생생활관, 총학생회 

 어김없이 12월 겨울이 찾아왔다. 매년 시간은 똑같이 흘러 연말이 다가오고, 그제야 너도 나도 삼삼오오 모여 바빴던 한 해를 돌아보지만, 올해는 그럴 여유가 없어 보인다. 잦아들지 않은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모두가 비상사태이다. 아침 일찍 울리는 스마트폰 재난·안전문자, TV나 라디오 뉴스를 접하며 오늘은 또 확진자가 얼마나 늘었을지 조마조마하다. 혹여나 확진자 동선과 겹치기라도 한다면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대학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 초 마련된 우리대학 코로나19 대응 상황실은 밤낮없이 24시간 운영됐고, 국제교류처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입국·검사·격리 업무를 담당했다. 원광대학병원 역시 직접 확진자를 마주해 완치까지 도맡는 등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대학 당국이 학생과 소통에 소극적이었다고 아쉬워한다. 실제로 대면·비대면 수업 운영의 전환에 따른 잦은 학사일정 변경, 그로 인해 계속 바뀌는 학생생활관 운영방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또한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과 건의사항에 귀 기울이지 않은 모습 등을 보면서 학생들은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고 지적한다. 이에 <원대신문>에서는 '2020년 원광대학교는 학생들과 소통을 잘 했는가?'라는 주제로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원광대알리미)를 실시했다. 설문 내용은 '대학본부', '학생생활관', '총학생회'로 세 곳으로 나눠 진행했으며, 총 869명의 재학생이 응답했다. 이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각 기관의 의견을 취재했다. 이를 통해 다음 해에는 더 나아질 대학 생활을 위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대학본부」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대학당국에서 주관한 코로나19 대응에서 소통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세부적인 불만 사항을 살펴보면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에 관한 공지 사항 전달 지체(36.4%)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 가이드라인 및 방역 대비 미흡(29.5%) ▲'코로나19 극복 특별장학금' 지급 과정 비공개 및 금액 선정 기준 모호(15.5%) ▲기타(18.6%) 순으로 나타났다.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에 관한 공지사항 전달 지체'를 선택한 학생들은 대부분  타지에 거주하고 있는 통학 학생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학사일정이 자주 바뀜에 따라 교통비와 더불어 학생생활관이나 숙박시설 비용이 타지역 학생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해당 부서에서는 "수업 운영 방식 결정은 총장과 주요 보직자들이 운영위원회 및 교무위원회 회의를 수차례 진행한 뒤 결정된다. 이러한 과정이 빠른 대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신중하고 안전한 수업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수업 운영 방식을 결정할 때마다 교육의 질과 학생들의 수업권을 고려해 결정했다. 단번에 긴 기간의 수업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자칫 한 학기 수업을 좌우해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항이기에 부득이하게 자주 변경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 가이드라인 및 방역 대비 미흡'에 대한 응답이 뒤를 이었다. 우리대학은 9주 차(10.26)부터 대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학생이 방역 수칙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발열 체크 확인 스티커는 분실이 잦거나 강의실과 학생회관(휴게소, 식당 등) 좌석에는 가림막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대면 수업을 진행하며 코로나19에 감염될 시 해당 확진 학생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우리대학은 코로나19 사태 초창기부터 코로나19상황실을 운영해왔다"고 밝히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코로나19 메뉴얼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는 답변을 보였다. 또한 코로나19 극복 특별장학금에 대해서는 장학금 지급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고, 금액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담당부서에서는 "총학생회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과 학교재정을 고려해 지원 금액을 책정해 지원했다"고 밝히며, "그동안 온라인 수업 개선과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예산이 투입됐기 때문에 현재 추가 지급 계획은 없으나 기회가 되면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학생생활관」
 학사일정 및 수업 운영 방식 공지만큼, 학생생활관의 운영 방침 또한 학생들의 주요 화두였다. 학생생활관 사생들도 코로나19 대응이 미흡했다고 말한다.
 첫 번째 이유로 '코로나19 대비 1인 1실 추진 불발(34.2%)'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생활관 1인 1실 운영은 교육부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사항이었다. 둘째는 '학생생활관 관리비 책정(23.9%)'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해에 비해 생활관비가 상승했지만 시설은 개선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학사일정 변경에 따라 입사·퇴사를 겪으며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와 같은 의견에 대해 학생생활관 운영관리과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전공 교과목 위주의 대면 수업으로 바뀌게 되면서 약 2천 500여 명의 많은 학생이 한꺼번에 학생생활관 입실을 신청했다"며, "학생생활관은 2인실, 4인실 구성돼 있으며 수용인원은 2천 916명이지만, 1인실로 수용했을 시는 약 1천 458명으로 딱 절반만 입사할 수밖에 없다. 만약 1인 1실을 그대로 유지를 하고 사생을 선발했을 경우 1천여 명의 학생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철회하게 됐다"고 1인 1실이 무산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학생생활관 관리비 책정의 경우, 1년 단위로 이뤄지며, 지난해 한 학기 관리비는 65만 2천 원, 올해 한 학기 관리비는 인건비 및 물가 상승으로 인해 68만  1천 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관리비 환불의 경우, 공지 이후 일주일 안에 진행했으나 본인의 웹정보서비스에 계좌 정보가 입력돼 있지 않으면 환불이 늦어질 수 있다고 한다.
 
 
 「총학생회」
 총학생회와 학생들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대다수였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등교를 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생들 의견에 귀 기울이고 대변해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총학생회에게 더 높은 기대를 했는지 모른다.  설문조사 결과'제51대 바람 총학생회 활동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으며, 그 원인을 수렴한 결과 '대학본부와 학생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의 아쉬움'이 5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재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 부족'이 9.2%, '공약 이행률 및 활동 저조'가 8.5%를 차지했다. 이처럼 올해 총학생회는 전체적으로 소통이 미흡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앞선 결과를 토대로 총학생회 측의 의견을 듣고자 문의했으나,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올해 총학생회는 타 대학 총학생회보다 활동이 저조했다는 의견도 분분했다. 일례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충청남도 S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4월 실시간 온라인 중계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진행했고 10월 중간고사 기간에는 코로나19 키트를 배포하기도 했다. 또한 경상북도 A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6월 기말고사를 앞두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해 대학본부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공정한 비대면 시험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보여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우리대학 총학생회는 주로 설문조사로 나타난 결과나 단편적인 활동을 공지했을 뿐 이후 나타난 후속 조치나 진행 일정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6월에는 갑작스러운 '비대면 강의 수강 기간 변경 및 성적·출결 완화' 공지로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지속적인 학사일정 변경과 한정된 기간만 수강 가능한 교과목들이 출석 기준 및 학점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준다는 이유로, 1학기 동안 항시 수강할 수 있게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복습이 아닌 '출석'을 다시 허용해 꾸준히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과 차이가 없어져 형평성에 어긋나고, 학생들의 의견을 참고하지도 않은 독단적인 행보였다는 비판이 페이스북, 에브리타임 등 SNS에 이어졌다. 
 
 
 앞에서 올 한해 우리대학 코로나 대응과 소통에 대해 「대학본부」, 「학생생활관」, 「총학생회」를 각각 살펴봤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 동안 어려움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그 초점이 코로나19 방역과 복지에만 맞춰진 채, 정작 학생들의 목소리에는 침묵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의 진행 상황에서 교육의 질과 수업권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자주 변경된 수업 방식, 숙소를 구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고려한 1인 1실 계획을 철회한 결정 등이 긴박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이었다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학 당국에서 정한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난감하고 곤란할 때가 많았다. 또한 개강 초반부터 꾸준히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의견은 묵살한 채 형평성을 없앤 요구사항에 격분한 학생들의 입장도 헤아려야 한다. 이처럼 학생을 위한 노력이 역으로 학생들에게 고민거리로 다가오기도 했다.
 총학생회도 학생들 의견에 귀 기울이고 대변해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 해야한다.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어렵다면,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단들이 소속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총장 및 주요 보직자들과의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활용해 공청회를 추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모두가 힘들었던 한 해. <원대신문>은 대학과 학생이 모두 이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고민해 봤다. 이 기사를 접한 독자들도 다 같이 고민해 보길 바라며, 올해를 성장통 삼아 다음 해에는 더 성장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지혜가 모이길 기대한다.
 
<원대신문> 60기 수습기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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