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54%가 상승했다고 한다. 유가의 등락은 세계 경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우리 모두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월등하게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맹수들과 맞서 싸우는 원시인들이 연약한 힘을 날카로운 창 끝에 모아 짧은 시간에 공격함으로써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작용한다. 즉 작은 에너지를 모은 후에 한순간 사용함으로써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제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영악한 인간들이 큰 행운을 얻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 에너지를 발견한 것이다. 화석 에너지는 이미 30억년 전부터 출현한 생명체들이 태양으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아 부지런히 광합성 등을 통해 저장해 놓은 귀중한 지구만의 자산이다. 18세기에 출현한 산업혁명은 화석 에너지의 힘을 바탕으로 200여 년 동안 인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앞으로 인류가 풍족하게 쓸 수 있는 석유의 양은 50년 정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300여 년의 짧은 기간에 30억년에 걸쳐 모아둔 지구의 재산을 날려버리고 만다.

 우리의 조상들은 먹다 남은 음식들을 함부로 버리거나 하는 행위를 죄악시 해왔다. 이는 일종의 에너지의 절약 정신이며 자연을 대하는 매우 겸손하면서도 현명한 발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현대인들의 에너지 낭비는 엄청나다. 예를 들면 100마력의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 한다면 이는 말 100마리의 힘을 가지며, 자동차의 효율을 15%, 말의 효율을 60%로 계산하면 실제로는 말 400여 마리를 몰고 다니는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다.

 우리의 수명은 우주의 긴 시간 속에서는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 잠시 머물다 가는 자리에서 조상의 재산을 탕진하고 온갖 공해와 쓰레기로 온 세상을 채운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평가 받을 것인가! 각자 자신이 지구에 태어나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한번쯤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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