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과 부산을 통학하며 학사모를 쓰게 된 70대의 늦깎이 만학도가 화제가 됐다. 또 자녀를 다 키운 뒤 다시 공부를 시작한 54세의 한 여성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영어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주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본지 1036호(2006년 2월 20일자)에서도 소개됐던 만학도 정진연 동문(법학과 석사, 54세)도 우리대학의 명예를 더욱 드높이기도 했다. 특히 정동문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들인 정철웅 군(법학과, 28세)과 함께 지난 2월, 학위를 수여 받아 주목을 끌기도 했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본다면 늦깎이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 ‘만학도’를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기자가 몇일 전 버스에서 만난 한 주부는 손바닥을 연습장 삼아 열심히 한자를 외우며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소리내어 단어를 외우고 있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인생의 황혼기에 까지 펜을 잡게 하는가.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학업의 전선에 뛰어든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리가 말하는 만학도의 대부분은 젊은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배움의 열정을 포기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들 가슴에 응어리져 있는 배움에 대한 한(恨)을 풀기위해 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학구열은 젊은 학생 못지않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만학도가 자극적인 촉매제가 되기는커녕 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학생이 몇 명이나 있는지 의문스럽다.

 만학도들은 적게는 10년에서 많게는 40년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시 시작하는 공부에 대한 어려움을 열정으로 덮고 오늘도 캠퍼스를 누비고 있는 만학도들을 보면서 우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대학은 배움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단계다. 옛 말에 ‘배움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는 말처럼 대학생인 우리에게 현재는 바로 ‘공부할 때’이다.

 좀 더 수준있고 전문적인 학습을 위한 장이 대학이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핑계를 대며 학업에 열중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해 보자. 대학생이란 핑계를 무기삼아 게으름을 덮으려 하지 말자. 실질적인 새학기의 시작인 지금 각자의 가슴에 만학도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을 배우고 실천하는 원광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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