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해 현재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작통권)의 한국군의 단독 행사는 아직 이르며, 한미연합사(CFC) 해체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약화·와해의 길에 들어선 한미동맹 균열의 틈을 더욱 크게 벌일 위험이 있어서고 둘째, 한반도의 전쟁 억지력 약화를 초래, 북한의 오판을 부를 염려가 있어서이며 셋째, 군사정보 수집능력과 정밀타격 능력, 첨단무기와 장비 운용 등 우리군의 역량이 작통권을 단독 행사할 정도의 수준에까지 올랐다고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는 정전이 아닌 휴전 상태에 있다. 평화체제는 당연히 구축되어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그에 따른 주한미군 주둔 및 한미연합사는 ▲전쟁억지 ▲평화유지 ▲안정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한·미동맹관계가 핵심인 강력한 안보체제를 갖출 때만 북한이 전쟁을 포기하고, 평화해결책으로 시선을 돌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켜야 될 최고의 국가이익은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지하면서 평화공존을 제도화하고, 그 틀 속에서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한미안보협력과 한미연합작전체제가 제공하는 대북 전쟁억지력이 필수적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을 막아온 것은 휴전협정이나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이 아니라 한미 안보유대가 제공하는 전쟁 억지력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작통권 단독행사 문제를 논의할 때도 다음 3가지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첫째, 우리에게 한미동맹을 능가할 대안이 있는가, 둘째,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과연 자주국방이 가능한가 셋째, 우리가 북한을 미국만큼 신뢰할 수 있는가다.

 미국과의 동맹유지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첫째, 한미연합방위력에 의한 전쟁억지를 위해서다. 둘째, 주변 강대국과 선린·교류협력하면서 필요시 이들을 조정·견제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의 거대한 ‘덩어리 경제’에 예속되지 않기 위해선 IT, BT 등 첨단 선도 분야에서 앞서 가는 미국과의 제휴가 필요해서다. 넷째는 동북아의 세력균형 유지에 긴요해서이며, 다섯째는 동맹은 영토에 관심이 없는 국가와 맺는 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여섯째는 수출의존형 경제발전의 요체여서다.

 생전의 김일성도 그랬지만 지금 북한 김정일 역시 오매불망 국가보안법 철폐와 한미연합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를 부르짖고 있다. 왜 그런가. 바로 이 3가지가 그들이 획책하는 ‘남조선혁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작통권 환수 시기는 명실공히 우리의 국방력이 북의 위협을 압도해 아예 싸움을 걸어오지 못하게 할 정도가 되는 시점이어야 하며, 그때까지는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일 없이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협의와 국민동의과정을 밟아 나가는 인내와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작통권 환수보다 한미동맹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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