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그 커플이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진지한 연애를 거쳐 단련된 연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사내커플이 금지된 그때 그들은 은밀히 젊음의 열정을 태우고 있었고 그들을 감시해야 할 직속 선배인 나는 까마득하게도 모르고 있었다.

 개인의 연애도 모두 ‘투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사진을 보라, 다정한 연인 옆에 아무것도 모르고 웃고 있는 눈치없는 나의 모습….
 오래간만에 만난 그는 벌써 두 아이의 아빠라며 파업 중임을 알리는 머리띠를 수줍게 두르고 있었다.

박 태 건 (국문과 90학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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