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매체의 확산, 종이신문의 위기 ‘우려’
종이신문 유연성·편리성, 타매체와 비교안돼
지방신문 경영 열악, 정부 - 지방신문 지원방침
대학신문, 실생활에 밀착된 정보 강화 해야


 종이신문 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군소 신문과 대다수의 지방일간지는 말할 것도 없고 소위 메이저 신문으로 일컬어지는 거대 중앙일간지까지 위기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무슨 종말론을 연상하는 상반기 위기설이니, 연말위기설이니 하는 불길한 언어들이 신문업계에 난무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종이신문의 존립이 위태로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는 종이신문의 시대는 이미 종말을 고했다고 말하고 있다.
신문업계의 어려움은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로 기록되어질 지난 97년 이후 외환위기 직후 현실화된 일이지만 최근 들어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함께 또다시 고비를 맞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2003년 말 기준 중앙일간신문(연합뉴스 포함) 12개 사 가운데 경상흑자를 기록한 언론사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내일신문등 3개 사에 불과하다. 지난 2002년 5개사에 비해 줄었을 뿐 아니라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신문사들의 적자규모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지방신문의 위기는 더욱 심하다. 전국 77개 지방일간지 중 자료를 공개한 15개의 경영실태(2003년 말 현재)를 보면 5개사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는 더욱 심각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신문사의 경영실태는 더욱 열악한데 현실이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지역별로 난립한 지방신문은 독자감소와 광고수주의 감소 같은 경영부진과 독자들의 불신이라는 외적요인까지 겹쳐 회생이 어려워 보인다.
오죽하면 정부가 나서 지방언론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빈사상태에 빠진 지방신문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신문의 위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매체의 다변화와 영상매체,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매체의 확산이 그 원인이다.
 지난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여타 매체의 영향력과 접근성이 미미하던 터여서 종이매체, 즉 신문과 잡지 같은 매체에 의존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TV 수상기의 보급 확대와 이른바 영상세대의 신문외면으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쉽게 말하면 신문 말고도 정보와 뉴스에 접근할 매체가 넘쳐나고 있어 신문을 외면하고 있다는 말이다.

 신문협회의 자료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극명해진다. 실제로 신문업계의 사활을 건 부수경쟁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신문사의 지난 2003년 말 ABC의 구독부수(공사부수)는 지난 2000년에 비해 되레 줄었다.
 인터넷의 확산은 신문의 생존을 옥죄는 무기가 됐다. 전체 인구의 80%를 넘는, 그야말로 전 국민 인터넷 이용시대가 도래하면서 신문과 방송의 역할을 인터넷이 가로채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들의 주장과 여러 조사 자료에 따르면 3위권 안에 드는 포털사이트의 인터넷 뉴스 유저는 1위 업체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600만 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뉴스의 질과 열향력은 차치한다고 해도 이른바 메이저 신문사의 전체 구독자수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이런 영향력을 감지한 신문사들이 포털사에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 다투어 나서고 있고, 이미 포털사이트 뉴스의 영향력은 가히 파괴적이다.

그러나 종이신문의 위기는 이 같은 외적요인에 앞서 내적 요인이 더 크다. 즉 영상과 인터넷 매체가 그 전파력과 이용의 편리성, 비용의 저렴성같은 경쟁우위 요소에 더해 시대적 흐름을 빠르게 읽고 대처한데 반해 종이신문의 과거의 방식과 사고에 머물러 있었던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다수의 매체 수용자들은 그동안 신문이 수행했던 기능, 즉 사회감시와 비판 같은 전형적인 저널리즘 영역보다는 보다 다양하고 재밌고, 유익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나 신문은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지방신문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어서 정보전달의 후진성 뿐 아니라 열악한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무리한 경영을 일삼아 독자의 신뢰마저 등 돌리게 하는 우를 범했다.
그렇다면 신문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고 단언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MS사의 빌게이츠는 지난 2000년 “올해는 지구상에서 종이신문이 종말을 고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고 예언했다지만 전 세계 신문발행부수는 되레 증가하고 있고, 아직도 신문의 매체 영향력과 신뢰도는 TV의 그것을 앞서고 있다.

 인터넷이 아무리 영향력을 확대해나간다고 해도 신문이 가진 고유한 역할과 기능을 대신할 수 없으며 종이신문이 갖는 유용성과 편리성을 앞설 수 없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유비쿼터스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지만 종이신문이 갖는 편리성과 장점은 넘어설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당장 정보의 생명이랄 수 있는 신뢰성만 하더라도 오래전부터 그 신뢰성에 불신을 제기하는 유저들이 늘고 있다.
 결론을 겸해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종이신문의 위기는 경영적 측면의 위기요, 이용자 감소현상 그 이상의 의미는 아니라는 뜻이다. 설령 종이신문의 경영이 위축되고, 발행이나 구독부수가 줄더라도 고유의 사명과 신문이 가지는 영향력과 순기능은 영원할 게 분명하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적인 종합 일간과는 차이가 있으나 시대의 흐름은 대학신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신문은 암울했던 시대를 보는 창이요, 가슴속 삼켜두었던 좌절과 분노를 발산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신문도 근래 들어 그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대학신문의 발행을 그저 ‘신문의 존속’ 그 자체로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한다. 부끄럽고 경악스럽기 앞서 그들의 의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첨단매체와 광범위한 전파력, 편리성을 가진 매체가 확산된다고 해도 대학신문 역시 지금까지 수행해온 고유한 기능을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학신문은 되레 그 기능을 강화하고, 예산이나 여타의 지원을 늘려 인터넷이 감당하지 못하는 양질의 정보,(예컨대 대학 내 학술정보나 취업, 지역사회 정보 같은), 실생활에 밀착된 정보(원룸이나 아르바이트정보같은)를 제공하는 매체로 만들어야 한다.
학내 커뮤니티와 유대를 강화하는 매체로서의 구실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신문도 크게 변해야 한다. 시대에 항거하고, 매체가 희소하던 시절의 편집과 보도에서 벗어나 대학 구성원이 필요로 하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한다. 

박 명 규 (새전북신문 경영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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