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에 여성을 주 독자층으로 했던 책들과는 제목부터 사뭇 다른 근래의 책들. 제목뿐만 아니라 내용도 도전적이고 자유분방해졌다.

 최근 여성의 지위는 정치적, 사회적으로는 물론 가정 내에서도 부쩍 높아졌다. 2005년 2월,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부장적인 가정 분위기가 ‘맞벌이’로 기울면서 더 이상 사회는 남녀 차별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여성이 갖는 직업 또한 다각화되면서 정치계, 사회계, 법조계 등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남성과 비슷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한 듯 최근 ‘여성’을 독자로 한 ‘여성 중심적인’ 책들이 출판계를 움직이고 있다.
우선 앵커우면 백지연의 『자기설득 파워(백지연, 랜덤하우스중앙)』. 이 책은 한 달 가까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며 여성 독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남보다 내 안의 나 우선’을 외치며 ‘열정과 목표를 불어넣는 자기 경영 능력’을 강조한다. 또 남자라도 해내기 힘든 일을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참고 해낸 경험담 등으로 독자들에게 생생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 yes24(인터넷 서점)의 독자평을 살펴보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전문인으로 성장하기에는 여러 장애 요소가 많은데 그 장애물을 그녀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능력으로 넘어섰다. 그 한가지만으로도 대단하다' 등 젊은 여성들의 자아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고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돕는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이밖에 작가 주변 인물을 예로 들어 독자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주고 과감한 목표를 세우게 돕는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남인숙, 랜덤하우스중앙)』도 여성의 자아정체성 찾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20대 여성에게 ‘속물’이 되라고 권하는 이 책은 맨 먼저 ‘어떻게 사느냐?’는 추상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독자가 책을 읽고 나면 이 책을 더 이상 ‘책’이 아닌 ‘현실적 길잡이’로 받아들일 수 있게 유도한다.
 또한 『당당하고 쿨하게 사는 여성들의 좋은 습관(이수연, 새론북스)』은 홀로 개척하는 여성의 삶을 타이틀로 내걸고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이 책은 현대적인 여성의 삶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젊은 여성 독자들에게 공감을 준다.
 또 전업주부로서 서른 여덟의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나 세계무대에 데뷔한 안석화(노키아, 모토로라, 드리버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파트너)가 쓴 『너의 무대를 세계로 옮겨라(안석화, 위즈덤하우스)』도 욕심 많은 여성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에 대해 유민경 양(경제학부 2년)은 “작가가 주변 인물을 실례로 들어 설명해 생동감 있다”며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미래 계획이 더욱 견고해졌다”고 말했다.
 이들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의 제목도 지난 80~90년대보다 훨씬 도전적이고 자유분방해졌다.
 80~90년대 책 제목을 살펴보면 『부엌데기 사랑』, 『일곱가지 여성콤플렉스』, 『엄마는 변호사이면서 왜 그리 모자라』 등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은 슈퍼우먼이 돼야만 한다는 인식에 대한 갈등과 항변으로 읽힌다.
 그러나 최근에 발간되는 여성 관련 책에서 더 이상 여성은 사회적 지위와 개인의 정체성 사이에서 혼돈을 겪지 않는다. 이들은 더 큰 꿈을 꾸는 사회인이거나 현실적인 존재로서 여성성을 받아들인다.
 교보문구 함현숙 씨(비소설 담당자)는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의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해진 만큼 출판계에서도 여성 관련 책의 출간이 활발하다”며 “이 책들은 여성들이 사회에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여성은 누군가의 ‘무엇’이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로서 개인의 야망과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여성들의 숨통을 틔워 주고 정체성 찾기를 도와 자신만의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줄 열쇠가 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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