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싸이월드 미니홈피(개인이 운영하며 관심 있는 글, 사진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웹사이트) 가입자가 1천여만 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이제 ‘싸이질’ 혹은 ‘미니홈피’는 인터넷을 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공용어가 된 셈이다.

 내가 주인공인 네모난 세계, 미니홈피는 새로운 대중문화의 공간이자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웹(web)과 로그(log)의 합성어로 일기, 앨범 등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1인 미디어 사이트 블로그도 마찬가지로, 개인 미디어의 인기는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개인 미디어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사이버 명예훼손 및 성폭력, 사생활침해, 초상권침해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2004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조사를 살펴보면 하루에 접수되는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피해 사례 중 미니홈피 등 개인 미디어에 의한 것이 10%나 차지한다. 특히 블로그의 ‘랜덤 타기’나 싸이월드의 ‘사람 찾기’ 기능이 이러한 문제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결과는 놀라울 따름이다. ‘사람 찾기’의 경우 찾고자 하는 사람의 생년과 이름만 입력하면 쉽사리 그 사람의 미니홈피를 찾아 사진이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에 만나기 힘든 연예인이나 정치인, 재벌가 사람들의 사생활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는 셈이다.

 사실 타인의 개인 미디어에 몰래 찾아가 엿보고 훔쳐보는 것은 어찌보면 애교로도 봐줄 수 있다. 그러나 개인 미디어에 올려진 타인의 사진이나 이야기를 허락도 없이 변형, 왜곡해 다른 게시판으로 옮기고, 성폭력적인 글을 방명록에 올리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사례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생활침해와 스토킹 등 오프라인 범죄로 자연스레 연결되는 것을 더 큰 문제로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사이버상의 명예훼손, 사생활침해 등의 피해가 있을 경우 사법기관 외에 다른 조정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한다. 또한 사이버 피해구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와 전문상담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루빨리 사이버 범죄에 대항할 법적 제도를 마련함이 시급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개인 미디어 사용자들의 성숙한 도덕의식과 인터넷 윤리 교육이다.  
자신이 주인공인 네모난 세계에서도 국민총생산 2만달러 시대에 걸맞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정다운 얼굴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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