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는 어려서 힘이 없는 노인을 보고 생노병사로 인한 인간의 나약함과 허무함에 번민을 하게 된다. 그는 어린애의 모습 속에 이미 노인의 모습이 있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늙어가도록 예정되어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세월이 흐르면서 겪게 되는 인체의 노화현상은 우리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계획하게 하는 조물주의 선물이다. 노화의 상징인 주름살과 흰머리는 모습을 추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라는 일종의 신호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자연의 신호를 알면서도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여 불안한 노년기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도 노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에 속한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2019년에 고령사회(14.4%),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올해 생산가능 인구(15∼64세)의 8.6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며, 2020년에는 2.8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해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고령화 및 미래사회 위원회’를 설치하여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고령사회의 문제는 생산노동력과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젊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저출산 경향과 맞물려서 더욱 우려되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관점을 약간 전환하여 노인을 부양대상자만이 아니라 사회를 함께 이끌어가는 인력으로 생각한다면 젊은이에게는 힘이, 노인에게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일을 할 수 있는 노인의 여생이 덤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어떤 몫을 할 수 있도록 국가의 대책이 필요하다. 인간의 젊음을 되돌려 놓을 수 없는 것과 같이 고령사회로의 사회적 흐름 또한 바꿔 놓을 수 없는 것이기에 서로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과학기술과 실버산업의 발달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대처가 중요하다. 자신의 모습에서 하루라도 빨리 노인을 발견할 때 고령사회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노인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홍 달 아 기 (생활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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