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0 전국학생투쟁대회

 ‘4·30’은 청년학생 투쟁대회 및 문화제를 칭하는 말이다. 5월 1일 노동절에 앞서 ‘4·30 전국학생투쟁대회’가 ‘신자유주의 반대! 불안정노동 철폐! 사회적빈곤 해결! 신자유주의교육재편 저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됐다.

 이 날 오후 2시 20분, 서울대, 연세대, 수원대, 인하대 등 전국학생투쟁위원회 소속 학교 참가자들은 투쟁의 깃발을 휘두르며 서울 마로니에 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공원에는 5백여 명의 학생들과 시민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집회는 새내기 결의 발언과 교육포럼위 보고, 여성행동위 보고, 정치발언, 출정선언문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땡볕으로 얼굴이 새빨갛고 땀으로 범벅된 몸이었지만 무대에 선 학생들은 살얼음같이 차갑고 냉정한 표정으로 우리나라 노동 현실을 비판해 나갔다.  
 

 서울대학교 정화 총학생회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 노동법 개악이 통과되면 불안정노동이 확산되며, 이는 전체 노동시장의 불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피 흘렸던 학생과 노동자들을 기억해 오늘 투쟁의 의의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노동계는 비정규직의 확대, 임금 격차의 심화 등으로 인해서도 최저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계층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지적한다. ‘일하는 빈곤층'이 존재하고 최저 임금이 최저 생계비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투쟁대회에 참여한 김현정 양(한양대 2년)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생 40%가 ‘노동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며 “단지 노동자가 연민의 대상이 아닌 노동의 현실적 가치와 필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주의 교육개편에 대해 배경원 군(경희대 3년)은 “교육기본권을 바탕으로 등록금 동결과 인상분반환을 넘어 충실한 교육구조개편에 함께 비판해야 한다"며 “앞으로 대학이 직업훈련소가 아닌 학술훈련소가 되기 위해 다함께 고민하고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6년 5월 우리나라 섬유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마숨 씨(방글라데시)는 현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또 “불법 체류자 단속 때문에 피해다니기가 일쑤다"며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을 오기 위해 모아둔 돈과 친구들에게 빌려온 돈, 한국에서 일해 모은 돈으로 공장 기계를 샀는데 공장에서 쫓겨난 상태여서 보상받지도 못한 상태이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많은 대학생들은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들, 그 중에서도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노동빈곤층의 대두, 여성과 이주노동자의 인권, 대학의 교육재편 등의 문제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이슈화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노동자들의 힘이 약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집회에 참가한 젊은 대학생들의 외침은 새로운 노동현실을 바라는 갈망처럼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산만한 분위기와 대학생이라는 범위에 국한돼 현실적 투쟁과 변혁에 한계가 보이는 것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의 옷 색깔과 말투가 다를지라도 하나된 목표의 외침은 더욱 강했기에 시대의 흐름 속에 깨어있는 의식으로 투쟁을 외치는 그들의 몸짓에서 우리의 꿈틀거리는 젊은이의 의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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