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약이며 지금도 그 효능을 인정받는 가장 우수한 발명품 중의 하나인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유래되었다. 기원전 1500년경에 만들어진 파피루스에도 버드나무 껍질은 해열, 진통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1830년대에 그 효과가 껍질 속의 살리신이라는 물질 때문임이 알려진 후 대량 생산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1857년 살리실산은 장티푸스, 류마티스 환자에게 사용되었으며 요즘 사용하는 화학적 합성 아스피린은 1899년부터 판매되었다. 아스피린은 해열, 진통효과 외에도 그동안 혈전을 억제하는작용으로 심장병, 뇌졸중의 예방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50세 이상의 고혈압환자는 매일 한정씩 복용할 것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최근 WHO에서 심장병, 뇌졸중(중풍) 등의 심혈관 질환의 원인규명을 위해 대규모조사를 실시하여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증, 비활동적 생활, 흡연 등의 순서로 유발시키며 그간 전국민 캠페인(소금섭취 제한, 금연)과 혈압치료, 아스피린 투여 결과, 발병 및 사망율을 거의 절반으로 감소시켰다고 하였다. WHO 보고서에 의하면, 특히 심혈관질환의 가장 신속한 개선은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혈압약 및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매일 복용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약물요법은 전세계에 더욱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저렴하고 비용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모든 치료 약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효과, 안전성, 유용성 삼요소인데 아스피린은 이 모두를 만족시키며,  한 알 40원대의 그러나 수만 배의 유용성을 갖는 진정한 보약이라 아니 할 수 없겠다.

 물론 최근에 일부 관절염약, 고지혈증약 등이 허가기준을 통과하고도 수년이 지나면서 심장부작용이 밝혀져서 미국 FDA로부터 사용중단을 당한 일도 있었는데 실제로 진정한 보약인 아스피린도 극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만 반면에 예민한 환자에서는 소화성궤양, 출혈 등의 부작용을 보이는 수도 있다. 결국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신중하게 선택하고 약물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정확히 알고 사용해야 되며 최근 범람하는 IT매체의 상업성 광고에 현혹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정 진 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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