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감각과 자연의 웅장함이 조화를 이룬 캐나다는 내게 '풍요로움'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자연환경은 물론이거니와 거리를 가득 메운 구분없는 인종들은 캐나다를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듯 하다.
 인구증가에 의한 경제성장을 꾀하고 있는 캐나다는 인종차별 없는 '이민자들의 나라'라 일컫는다. 특히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정착해 살고 있으며 이들은 역사적으로 캐나다의 노동시장과 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캐나다 벤쿠버에서도 역시 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반듯하게 잘 정돈된 벤쿠버 시내에서 지나치는 동양인들을 볼 때면 '한국인일까?' 하는 마음에 반가움이 앞섰지만 입에서 흘러나오는 영어를 들으며 결국 낯설어지곤 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인들에게 캐나다는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 1위로 손꼽히고 있다. 이민자들 또는 유학생들이 캐나다, 특히 벤쿠버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달간의 생활을 통해 나는 갈수록 빠져드는 벤쿠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브리티쉬컬럼비아 주 최대의 도시인 벤쿠버는 사람들이 살기 편한 환경으로 유명하며 국제적인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휘슬러는 물론, 빅토리아 섬과 스탠리파크, 카필라노 등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명소들이 이 곳에 많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잘 조성된 공원과 각종 볼거리들은 도시와 어우러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캐내디언들의 표정은 항상 넉넉하고 여유롭다.
 또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만큼 벤쿠버는 다양한 음식과 문화가 형성돼 있다. 일본의 '스시'가 대중화 되어있고 어디에서나 손쉽게 그리스 푸드와 타이 푸드 등을 접할 수 있었다. 인도 의상이 진열된 상점과 네덜란드제 악세사리를 파는 상점, 각종 특이한 물품들을 파는 가게까지 길거리는 온통 국제화다. 도시 한 곳에는 차이나타운까지 형성돼 있으니 국제적인 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듯 하다.
 벤쿠버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공중화장실이었다. 어느 작은 음식점을 가더라도 수세식의 화장실은 항상 청결했으며 화장지는 필수로 놓여있었다. 공중화장실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공간이자 도시의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화장지는 없더라도 깨끗하다면 더이상 소원이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조차도 꺼려하는 화장실을 외국인들은 어떻게 느낄까.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장 불편함을 호소하는 곳이 화장실이라고 들었다. 나는 캐나다의 공중화장실을 보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국제화시대에 맞춰 쾌적한 공중화장실 문화를 이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진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단기간에 선진화를 이룩했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듯 하다.
 세련된 도시의 멋과 함께 자연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벤쿠버, 항상 미소를 머금고 사는 캐내디언들은 모습은 오랫동안 나의 가슴속에 머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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