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도 종 (인문학부 교수)

 문화적 생산양식 사회로의 변화가 우리 시대의 추세이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는 교육체제의 개편을 요구한다. 현재의 우리대학의 체제는 산업 자본주의 시대의 분업체제에 맞추어져 있다. 즉 한 사람이 세분화된 하나의 전공을 이수하여 그에 따른 하나의 직업에 일생동안 종사하며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사회는 한 사람이 보편적인 교양의 기초 위에서 여러 가지의 전공을 이수하여 여러 가지의 직업을 가져야 되고, 한 가지의 일에 대해서도 다전공 영역에서 학제적(學際的 : Multi-disciplinary)접근의 방식으로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에 따라 복수전공을 반드시 이수하려고 하는 의욕을 높혀야 한다.  복수전공은 문화적 생산양식 사회가 요구하는 보편적 교양의 토대 위에서 이수하는데, 그것은 철학, 또는 인문학 관련 과목, 전산기(컴퓨터) 관련 과목, 회계학을 포함하는 경영학 관련 과목의 세 가지 영역을 포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 당국도 복수전공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전공 영역을 보다 다양화 시키는 등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제에서 본다면 우리학교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학 개혁은 목표를 보다 뚜렷하게 해야 한다. 한국의 대학이 지금 한창 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것은 사회 변화의 추세를 반영하기 보다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개혁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형편이다.   

 대학은 사회 변화의 역사적 단계를 읽어서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하고, 정부와 경제계, 일반 시민들은 대학 개혁의 필요성을 빠르게 인식하고 수용해내야 한다. 오늘의 대학 개혁은 문화 혁명의 수준을 요구한다. 대학 당국은 이 문화 혁명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학생들은 현재의 수준에서나마 적극적인 복수전공의 의지를 실천해야 한다. 현재 우리학교 학생들의 복수전공 비율은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다른 대학의 경우는 30%대에 이르는 곳도 있고 학교에 따라서는 복수전공을 의무화하려는 곳도 있다. 복수전공이 문화 자본주의 사회의 다중직업(多重職業) 시대를 대비하는 길임을 알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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