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의 노숙자 수는 전국실직노숙인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의 '전국 노숙인 인원현황'에 따르면 3천375명, 서울에만 7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렇게 늘어만 가는 노숙자들은 적극적인 정부의 대책이 필요할 만큼 이미 사회문제가 돼버린 지 오래다.
 경기불황과 청년실업으로 인해 노숙자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신용불량자, 수배자, 기소중지자 등이 노숙자에 포함돼 범죄도 일으키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알코올 중독이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숙자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한 것도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자는 3월 1일 노숙자들의 쉼터인 이리 자선원에 다녀왔다. 전라북도 익산시 신룡동에 위치한 이곳은 지체장애인과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등의 사람들의 쉼터로 입소자격이 까다롭지 않다. 이리 자선원은 120여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자선원에서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안정적인 사회복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진리와 함께 하는 생활', '다함께 할 수 있는 생활', '중도실현의 길로 가는 생활'을 생활지표로 삼아 정신적·육체적 기능을 회복하고자 생활인들을 지도·교육하고 있다.
 자선원을 방문한 날은 3·1절로써 입소자들의 대부분이 편히 쉬고 당직을 서는 관계자만 있을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현재 자선원에 입소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알코올 중독자들이라고 한다.
 이리 자선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자활의 일환으로 논과 밭을 일구고 있는 생
활인들의 모습이었다. 이미 정해져 있었던 듯 추운 날씨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수확의 기쁨을 느끼는 듯 했다. 한 생활인은 자신의 뒤쪽에 있는 자신들의 밭을 가리키며 자랑하듯 말을 건네기도 했다.
 수입의 주가 된다는 축사시설도 눈에 띄었다. 축사에 들어가니 여물을 주기에 바쁜 생활인들이 보였다. 남들과 다름없이 일상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들을 어떤 한 부분이 일반인과 다르다 하여 차별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의 일부는 가족들의 통장으로 입금돼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활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인들이 사회로 나가는 수는 1년 평균 6%정도 된다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선원에 입소한 생활인 ㅅ 씨는 "이곳의 재활 프로그램으로는 사회 복귀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다양한 재활 프로그램을 마련해 생활인들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외국의 경우 노숙자들 복지를 위해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노숙자보호센터에서 밤마다 거리를 돌며 노숙자들을 위해 보호센터로 인도하거나 담요와 마실 것을 제공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정책을 마련한 나라의 복지시설에서 노숙자들이 사회로 자활하는 경우 또한 많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역시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자선원에 근무하고 있는 박찬섭 사회복지사는 "우리대학이나 원광보건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찾아와 치과, 이·미용 무료봉사를 하고 있어 훈훈함을 느낀다"며 "이외에 18년 동안 자원봉사를 해주시는 분들과 후원금·후원물품이 모여 많은 힘이 된다"고 말했다. 증가 추세에 있는 노숙자들. 이들을 위한 대책은 임기응변식의 단순 처방이 아닌 노숙자들의 현실을 고려한 거리노숙자 보호시설과 최저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임대주택 마련 등의 대책방안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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