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믿을 수가 없어요?!' 국민들의 생명과 신체 보호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들이 왜 이런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일까.

 2004년 13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범죄가 약 700건에 불과했지만 작년 현재 약 1천건으로 증가했다.
또한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에서 발생한 14세 미만 어린이 실종 신고는 188건으로 1월 112건, 2월 114건에 비해 70%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를 받고도 귀찮은 듯, 자신이 경찰이 아닌 듯 사건을 방치해 버리고 있다.

 최근 안양 초등학생 납치·살해 사건, 일산 초등학생 납치 미수 사건 등 연일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아동 범죄에 대해 경찰이 안일한 수사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에 발생한 납치 미수 사건은 국민들에게 경찰에 대한 불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사건 현장에 도착한 지구대원은 범인이 선명하게 찍힌 CCTV 화면을 보고서도 이 사건을 목격자가 없는 단순 폭행으로 분류해 보고했다. 이러한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피해 어린이 부모가 직접 나서 범인 수배 전단지를 만들어 아파트 일대에 붙이기까지 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네티즌들에 의해 언론에 노출되었다. 그러면서 이대통령이 일산 경찰서를 방문해 경찰의 안일한 대처를 질책하고 속히 용의자를 검거할 것을 지시한 후 단 6시간 만에 피의자를 붙잡았다.

 피해 어린이 보호자의 말에는 꿈쩍하지 않았던 수사가 언론을 통해 경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사건이 해결된 것이다. 과연 이러한 태도가 오늘날 우리나라 경찰들이 보여도 되는 모습인지 생각하게 한다.

 대통령이 직접 경찰서를 방문해 질책을 해야만 작동되는 조직이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경찰이 하는 일인지 의문스럽다. 더욱이 이대통령의 질책이 있은 단 6시간 만에 피의자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은 그동안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있는데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이 납치나 살인 사건 등에 대해 태만하거나 책임의식이 없다는 것밖에 의미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국민들의 목소리는 무시하고 대통령의 질책이나 지휘부의 지시가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경찰들에게 우리들의 생명을 맡겨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더 이상 경찰 조직이 ꡐ눈치보기식,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될 수는 없다. 앞으로 경찰 조직이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틀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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