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한국사회에서는 가치관의 혼란과 전도(顚倒)가 일어나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하여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기가 곤란해져 있다. 하도 진실을 왜곡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말을 만들고, 적당히 사실규명과 진상파악도 없이 얼버무려 버리려는 시도가 많다보니 진실과 왜곡사이의 경계가 무너져 버린지 오래이다. 이러한 나쁜 관행적 상황은 반민주국가를 운영하던 독재권력자의 횡포, 정치권의 누적된 나쁜 행태, ‘나만 좋으면 되는 것이지’라는 일반국민의 팽배된 의식, 물질만능과 가족해체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반칙이 안통하는 사회, 상식과 순리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떤 것부터 해결하여야 할 것인가 막막할 때가 많다고들 한다. 또한 그 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맞는 말일게다. 비관적인지도 모르지만 때로는 개혁할 것이 너무 많아서 어느 것부터 고쳐야 할 것인가 낙담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힘들게 되는 상황 때문에 방치한다면, 알면서도 그 해결을 위한 노력을 회피한다면 더 나쁜 또다른 악습을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따라서 차분하게 한걸음 한걸음 개혁한다면서 다른 개혁의 대상을 양산하지 않으면서, 상식과 순리, 정법과 정도를 추구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면, 어느 하나라도 바로 잡혀 나가는 모습을 주변에서 보게 될 수 있다면, 그 반칙을 물리치는 힘든 첫발의 고통이 기쁨과 보람으로 승화될 것이다.

 비정상적인 삶의 방식이 성공하고, 사회의 주류(主流)로서 행복을 구가한다면, 매국노들의 후손들이 자신의 조상의 부끄러움을 사죄하지 못하고 정의가 사라진 법의 이름으로 땅찾는 소송에서 이기는 사회라면,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저버렸던 독립군의 후예들의 비참한 삶을 방치하는 국가 사회의 시스템이라면, 정말로 열심히 정도대로 살면 손해보고 실패하는 사회분위기라면 그 국가와 사회의 바른 정기는 이미 시들어 버려 생명이 없는 나무와 같을 것이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기관에서, 국가의 지도자와 원로들이, 기성세대가, 미래의 주역인 젊은 세대들이 변해가는 가치관과 삶의 패턴속에서 올바른 것과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선(善),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가치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암울한 비전없는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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