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Public Relations)이란 조직이 다양한 공중에게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개념의 도입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synergy,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기업은 알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마케팅 PR(MPR)이 중요하게 대두됐다.
  본 기고에서는 1983년에 있었던 양배추 인형(Cabbage Patch Kids)의 성공적인 마케팅 PR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양배추란 이름은 양배추 밭에서 아이들을 주어 왔다고 말하는 미국부모들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서 지었다고 한다.
  양배추 인형을 개발한 콜레코(Coleco co.)사는 주어진 마케팅 예산으로는 효과적인 TV광고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PR 전문 대행사인 리처드 와이너사(Richard Wiener Inc.)에 의뢰하였다. 인형의 어떤 점이 아이들에게 호소했는지를 조사한 결과 인형의 신체적 형태가 아이들의 아기 돌보는 본능을 자극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찾아내었고 인형을 돌보다는 컨셉이 양배추 인형의 특성과 잘 맞아 떨어졌다.
  양배추 인형의 전략은 입양(adoption)이라는 이슈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으로, 즉 양배추 인형을 단순히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없는 양배추 인형을 입양하는 것으로 인식시키는 것이었다. 입양이라는 그리 좋지 않은 사회적 인식을 인형을 통해서 전환시키고, 아이들이 양배추 인형을 입양함으로써 부모님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하였다.
  그래서 양배추인형은 제각기 다른 이름과 생일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증명하는 출생증명서(Birth Certificate)와 입양증명서(Adoption Paper)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양배추 인형 돌보는 법'에 관한 지침서가 인형과 함께 포장되어 판매되었고, 사후 관리로써 출생증명서에 적힌 이름을 적어서 보내면 양배추 인형이 생일이 되면 옷이나 장난감을 선물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처럼 입양이라는 특수한 과정을 도입함으로써 어린아이들이 마치 자신의 부모와 같은 입장에서 인형을 다루도록 일종의 모성애를 자극하였고 그 결과 12월 크리스마스 앞둔 기간에는 모든 전국 규모의 TV 뉴스프로그램에 특집기사로 다루어졌으며 자니 카슨(Johnny Carson)쇼에 등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잡지인 Newsweek 표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결국 1년간의 캠페인 결과 소비자들은 양배추 인형을 사려고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콜레코사 경영진은 중요한 결정을 하였다. 우선, 모든 광고를 중지하고 전세 비행기를 동원해서 더 빠른 배달을 하려고 하였다. 또한 언론에 입양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 병원 모금 및 다른 특별한 행사에 양배추 인형을 기증함으로써 공익적인 목적에 집중하였다.
  이 시기에는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여 품절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 예로 캔자스시티에 있는 우편배달부는 양배추 인형을 갖고 싶다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영국으로 간 사건이 있었다. 심지어 양배추 인형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프랑스의 고급 보석 상점인 Cartier에서는 다이아몬드와 함께 양배추 인형을 전시하였고 10만 달러 이상의 보석을 샀을 경우에 한해서 인형을 무료로 증정했다.
  PR 캠페인 이후 언론 보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50개 이상의 전국 규모의 방송사에 보도되었고,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을 포함한 50개 이상의 신문사에 기사와 사진이 보도되었다. 또한 60개 이상의 잡지기사와 수백 개의 지역 라디오 신문 뉴스 및 인터뷰 프로그램이 보도되었다. 그 결과 1983년 하반기에 약 300만의 양배추 인형이 입양(판매)되었고 양배추 인형은 불과 몇 달 사이에 사랑과 성공을 포함하는 언어와 문화의 일부분이 되었다. 양배추 인형은 장난감 산업 역사상 가정 성공적인 PR 사례로 남게 됐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언론과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MPR 도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양배추 인형은 이슈만들기(Key Issue)를 활용한 좋은 PR 사례라 할 수 있다. 즉 기업이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양이라는 좋은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여 자연스럽게 기업과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위 사례에서 본 것처럼 판매에 있어서 광고가 PR보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제품군과 시장상황에 따라서 PR이 효과적일 수도 있고 쿠폰과 보너스 팩과 같은 판매촉진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결국 기업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해서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궁극적으로 판매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 원 배 (정치행정언론학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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