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 철 (경제학부 교수)

 며칠 전 모 중앙일간신문에 ‘한국(서울대)과 미국(하버드대학)의 대학 신입생의 경쟁력이 왜 이처럼 크게 차이가 나는가?'를 다룬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의 제목도 매우 시사적이었다.

 “주중(週中)에 오 직 공부만…… 주중(酒中)에 찔금 공부……” 다음은 명문 서울대 2005년도 신입생의 말이다. “낮에는 1~2시간 인터넷에서 놀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대학가의 술집을 누비고, 공부는 1주일에 15시간 정도 하고, 고등학교 수준의 레포트 과제물은 30분이면 다운받아 작성한다” 우리 모두가 경청해야 할 위 기사의 핵심은 ‘두 나라 대학의 경쟁력 차이는 학교 면학분위기와 수업방식의 차이’에 있다는 결론이었다.

 내 ‘경제학원론' 강의를 듣는 280명 정도의 학생(그 중 신입생 190여 명)에게 위 기사를 읽고, 첫째 공부를 안 하는 이유, 둘째 ‘공부 2배하기 운동’의 유인(인센티브)을 적어 내도록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대단했다. 10여 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A4용지 3~4쪽의 날카롭고 창의적인 페이퍼를 제출하였다.
학생들이 분석한, 공부 안하는 요인들을 그 중요성 순으로 정리해 보면, 하나, 고 3때까지 대입준비로 머리가 하얘졌다. 놀고 싶다.
둘,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1주일에 평균 3번 정도 선후배들과 술을 마신다.
셋, 어차피 군대에 가면 다 잊어버릴 텐데…… 군대가기 전까지는 공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넷, 덤덤하고 성의없는 교수님들의 수업방식으로 인해 공부할 의욕을 잃는다. 과제물로 제출한 레포트를 읽는 교수님은 극소수라고 학생들은 믿고 있다.

 학생들의 <공부 2배하기 운동>에 관한 제안들은 30여 개가 넘었다. 그중 중요한 제안들을 소개하면, 하나, 학생들의 60%이상이 <노후한, 냄새나는 도서실과 열람실의 시설개선, 확충, 효율적인      운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둘, 과감한 퇴학제도를 도입하고, 시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셋, 1반의 수강학생수를 줄여야 한다. 현재 90~ 120명의 반이 있는데 이것은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다.

 학교당국과 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매서운 질타와 지적이 무섭다. 우리 학생들은 공부를 안하는 것인가? 못 하는 것인가?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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