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스펀지형 뇌질환으로 불리는 광우병은 소의 뇌 조직에 듬성듬성 구멍이   뚫리며 전신마비와 시력 상실을 가져온 뒤 결국 죽게 만드는 무서운 병이다. 광우병을 유발하는 인자는 ‘프리온'이란 특이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프리온은 100도 이상 가열하는 통상적인 조리법에도 죽지 않고 127도 이상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해야 죽는다.

 미국 몬태나주 해밀턴의 로키 마운틴 연구소에서 광우병 및 유사 뇌질환을 연구하는 프리올라는 감염된 조직을 생쥐와 햄스터의 뇌에 그대로 주사한 후 이렇게 말했다. 1시간 후면 주사한 감염조직은 찾기 어렵다. 24시간 후에는 완전히 사라진다. 그러나 1주일 후에는 다시 나타난다.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발견된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은 주로 50~60대에 증세가 나타나는데, 심한 우울증으로 행동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지다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고 팔다리가 마비돼 숨진다. 이들은 발병 뒤 7개월이면 거의 100% 사망한다.

 반면 프리온에 감염된 소의 뇌와 뼈, 살코기를 먹어서 전염되는 것이 확실시되는 인간 광우병인 변이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은 20~30대 등 젊은층에서도 발병하고 숨질 때까지의 기간이 12~15개월로 길며 뇌파검사에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정확한 판정은 죽은 뒤 부검을 통한 조직검사 결과로 내릴 수 있다.

 소의 광우병은 인간의 실수로 초식동물인 반추동물(소, 양, 사슴 등)에 스크래피병(프리온이 원인)에 걸린 양의 내장과 뼈를 넣어 만든 인공사료를 주어 생긴 병으로 확인되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인간의 무지가 얼마나 큰 재앙으로 되돌아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정체불명인 프리온이 일으키는 병이라는 특징 때문에 이들은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며 그 전염경로가 불확실하여 광우병에 걸린 소나 사슴의 뿔(녹용)이나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이외에는 확실한 예방대책도 없다.

 근래 조사된 독일의 경우 조사대상의 40%가 소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하여 화제가 되고 있으며 당분간은 광우병 공포에 시달려야 할 것 같다.
 

고 건 일 (약학과 교수)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