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쥔 사과가 돌덩이로 변하는 순간이 있다. 대학신문을 만들면서 하는 말 치고는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정보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원광대신문사의 한 기자가 취재 중에 얻은 정보를 기사화 하려다가 해당부서에서 미리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취재를 접었던 적이 있었다.

정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에 선정됐다는 정보였는데 2주가 지나서 발표 됐지만 원광대신문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이 지역적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홍보다. 가장 멀리까지 쉽게 전달하는 전파를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우리대학과 교수, 동문들의 대중매체 노출 빈도를 높이고 크고 작은 소식들을 외부에 미리 알리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26일에 우리대학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인 '원언회'의 정기총회가 있었다. 성경환 회장을 포함해 주요 방송, 일간지 등 언론 매체에서 종사하는 선배들이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한 것이다.

그러나 교직원 식당 안쪽에는 식사 테이블 몇 개와 그것마저 다 채우지 못한 적은 수의 선배들이 썰렁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외협력팀 관계자들 외에 총장님을 비롯해 각 처에서는 아무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총회가 진행되는 내내 선배들 스스로 '부족함'을 반성하는 자조적 목소리가 높았다.

2차로 이어진 자리에서 좀 더 솔직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대중매체에 종사하는 많은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 했다. 그중에는 우리대학의 대외 언론대응에 대한 쓴 소리도 섞여 있었다.

한 언론인 선배는 "2월 말이면 대학들이 입시결과를 발표하는데 전라북도 모든 대학들이 입시자료를 요구하면 10분 이내로 보내준다. 그러나 우리대학만 매번 '내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일간지에 '내일 오는 자료'는 죽은 정보다. 모교의 소식을 크게 다루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다.

또 다른 선배는 "대학원 과정을 C대학교에서 밟았는데 생일에 안부 메시지를 보내주더라"는 말을 덧붙였다. 타대학들이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세심하게 언론인 동문들을 관리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대학은 홍보를 위해 언론인 동문을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외부의 요청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응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미디어를 잡지 못하는 대학은 앞으로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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