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국군의 날은 국군의 퍼레이드보다 강의석 군의 알몸시위가 화제가 됐다. 강군은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도 종교자유를 주장해 퇴학을 당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가 있다.


 그러나 올해 벌어진 강군의 퍼포먼스는 세간의 논란거리였다. 학내 종교자유와 촛불시위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강군은 테헤란로에서 옷 하나 걸치지 않고 군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물론 강군이 말하는 전쟁 없는 세계는 정말 이상적인 세계다. 그러나 그 비현실적인 주장과 표현방식에 있어서 이상적인 세계와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단순히 자신의 주장에 지나지 않는 것을 알몸시위라는 표현수단을 사용해 이슈화시키려고 했는지도 의문이 간다.


 또한 강군은 학내 종교자유 사건 이후 간간히 언론에 나왔다. 지난 여름 촛불시위 당시 자신이 전경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강경진압을 성토하기도 했던 강군이었다. 촛불시위 문제의 본질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건만 그는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냈다. 책임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박태환 선수에게 자신의 '국군의 날 퍼포먼스'에 함께 참여할 것을 제안한 것도 논란이 될 만하다. 강군이 한참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박선수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점은 그가 단순히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을 벌이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서해교전 개죽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서해교전 전사자들은 군인으로써 자신의 책무를 다한 사람들이다. 물론 강군의 주장 중 전사자들을 '분단이라는 현실의 희생양'이라고 하는 부분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들의 죽음이 아무런 보람 없이 죽었다고 한 것은 문제가 있다. 강군이 전사자들의 죽음을 평가할 자격이 있는지조차 재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군대의 필요악적인 요소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군대의 존재 그 자체는 전쟁 억제력을 가진다. 특히 이런저런 침략을 많이 당했던 우리나라에서 군사력은 그 존재의 상징이 너무나 큰 상태다. 강군이 군대가 폐지된 나라로 예를 들었던 남미의 코스타리카, 유럽의 룩셈부르크는 우리에겐 정말 말 그대로 '다른 나라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군대가 없어지고 평화적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군의 주장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제안을 이슈화시키기 위해 알몸시위를 하고 죽은 사람을 가리켜 개죽음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강군은 자신의 의견 표현에 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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