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취업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도 어렵다고들 한다.
요즘 신문과 방송에서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귀가 따갑도록 듣는 말이 바로 '극심한 취업난'이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올해보다도 더한 취업난이 예상된다는 소식을 듣고나니 '아뿔싸'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난 3일, 행정안전부에서는 공무원 채용인원이 올해의 절반에 가까운 7천여 명이나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 민간연구기관에서는 이대로 가면 내년에는 고용 증가율이 6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소식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다 보니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취업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극심한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모 교수는 "자신만의 강력한 전문성을 기른다면 이렇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신기하리 만큼 취업에 성공할 것입니다"고 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디까지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길러야 '취업'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정례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다. "상황을 탓하면서 잔뜩 움츠린 채 편안하고 좋은 직장만 기다리는 것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과연 현재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상황을 탓하기만 하고 잔뜩 움츠린 채, 그것도 좋은 직장만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오히려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학생들이 넘치고 넘쳐난다.
취업 준비생들은 현재 자격증, 제2외국어, 해외봉사활동, 각종 인턴십 등 스펙 올리기에 혈안이 돼있다. 심지어는 스펙을 위해 헌혈을 하는 사람들도 급증한다는 씁쓸한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것이 교양을 쌓고 진정한 대학공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학점따기 수단에 불과해졌고, 교수에 대한 권위도 날로 상실돼 가고 있다.
물론, 자신의 브랜드를 높이지 않고 이상적인 직종을 쳐다보기만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나쳐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의 '상황을 탓하지 말고 강자가 되라'며 경쟁을 부추기는 논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일본의 경우 앞으로 3년간 10조엔 규모의 예산을 들여 고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현 정부도 하루 빨리 다른 나라와 같이 의무고용제, 할당제 등 현실적인 취업대안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최소한 취업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보다는 쉬워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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