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여러분은 지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으로 '비비디바비디부'를 중얼거리고 있지는 않은가요?


'비비디바비디부'는 월트디즈니 만화 '신데렐라'에서 요정이 호박을 마차로 바꿀 때, 누더기 옷을 드레스로 바꿀 때 외웠던 주문으로 '생각과 소망이 실현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SK텔레콤 광고를 통해 널리 알려진 이 주문은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에 딱 맞는 말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주문을 외우다보면 심리적으로나마 위로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희망과 믿음을 담고 있는 이 주문은 지난달 열렸던 졸업식 축하 현수막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졸업하는 선배들이 자신들의 소망대로 꿈을 이루길 바라는 후배들의 마음이 주문을 통해 전해지길 바랍니다.
지난달 28일에 열렸던 "원광대신문 기자 동문 모임(원기회)'에서 임석윤 신임 회장은 학생 기자들에게 "요즘 경제도 어렵고 힘들어 이런 말을 많이 쓴다"며 건배사로 '하쿠나마타타'를 제의하기도 했습니다. 스와힐리어 구문인 '하쿠나마타타'는 '걱정하지마, 다 잘될 거야'라는 뜻으로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주인공이 입버릇처럼 외웠던 주문이자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에도 등장했던 말입니다.


'비비디바비디부', '하쿠나마타타'. 자꾸만 더듬거리게 되고 한 번에 발음하기가 순탄치 않습니다. 그래도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보다는 순탄합니다. 때문에 이 말이 더욱 사람들의 입에 착 달라붙어 자주 흘러나오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주문이 맴도는 동안 귀는 근거없는 속설에 팔랑이고 있습니다.


영남지역 여성들 사이에서는 '개업점포에서 속옷을 사 옷장 안에만 넣어두어도 가족에게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나돌았다고 합니다. 이에 부산 해운대의 한 복합쇼핑몰은 개업한 첫 날 붉은색 속옷을 사려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백화점측은 이 상황을 경기침체로 불안해진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든 결과라고 풀이했습니다. 이처럼 안타까운 풀이가 또 어디 있을까요? 씁쓸한 웃음만이 입가에 번집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인간은 자신이 의존할 대상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 대상이 종교가 될 수 도 있고 가족, 친구 나아가 주문, 속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은 결국 '나' 자신입니다. 현실에서는 '비비디바비디부'를 아무리 크게 외쳐도 호박이 마차로 변하지 않고 '하쿠나마타타'를 입에 달고 살아도 당장 일이 쉽게 풀리지만은 않습니다.


무엇인가에 기대고 의지하는 것은 잠시일 뿐, 스스로 이겨나갈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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