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서민적인 대통령이라고 평가되는 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그는 자신의 심경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사저가 있는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 재임시절 탄핵에 항의해 국민들이 촛불로 밤을 밝히던 때가 엊그제인 것만 같은데 그는 63년 인생의 마침표를 찍고 홀로 외로운 여정을 떠났다.

자신에게 지워진 사회적 불신과 권력비리 의혹의 멍에를 짊어진 채 사회와 국민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놓고 '명예형 자살'이다 또는 '정치적 타살'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현재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된 각종 음모론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호원이 진술을 번복하고 경찰이 초동 수사에 미흡했던 것이 밝혀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서거 경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을 자살로 내몰게 한 힘은 무엇일까. 현 정부에 대한 과잉 충성이 잘못인지 그 힘에 복종하는 왜곡된 언론매체의 잘못인지 국민들은 속 시원한 답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몰고 간 가장 큰 원인은 현 정부, 특히 검찰의 무리한 표적 수사를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또 왜곡된 보도를 일삼는 보수 신문들 또한 그의 죽음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여 그 책임을 하루빨리 인정해야 한다. 만약 인정하지 않고 유야무야 지나간다면 우리사회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이고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이다.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후진적 정치문화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후진 정치 문화를 막기 위한 근원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과제이다.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정치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자성운동도 필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의 조문 행렬을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은 대통령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식 없던 모습 때문에 더 슬퍼하고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봉하마을에는 많은 조문객들의 추모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애도가 향후 국정의 운영 방향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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